"드디어 사고 났다"..통깁스 시키고 6억 꿀꺽한 보험설계사 결국..
2024.07.05 14:31
수정 : 2024.07.05 14:3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거나 견적서를 부풀리는 등의 수법으로 보험사로부터 수억원의 보험금을 편취한 보험설계사 일당이 경찰에 무더기로 검거됐다.
5일 경기남부경찰청 교통과는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혐의로 20대 보험설계사 A씨 등 14명을 검거하고, 이 중 5명을 구속, 9명을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같은 혐의로 이 설계사들의 지인과 고객, 자동차 공업사 관계자 등 39명을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넘겼다.
A씨 등은 군포시 소재 보험대리점에서 근무했던 보험설계사로 지난 2020년 6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수도권 일대에서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거나 사고 피해를 과장하는 수법으로 66차례에 걸쳐 5억4900만원 상당의 보험금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고객들에게 깁스 치료 시 보험금이 지급되는 특약에 가입할 것을 권유한 뒤 실제로 아프지 않거나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데도 통깁스 치료를 받게 하는 수법으로 50차례에 걸쳐 5800만원 상당의 보험금을 편취한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한 보험사로부터 보험사기가 의심되는 사고가 있다는 제보를 받은 경찰은 수사에 착수해 1년7개월간 수사를 벌인 끝에 이들을 검거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보험 제도 허점을 악용해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범행 수익금은 사무실 운영비나 채무 변제 등 개인적으로 소비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이 확보한 이들의 단체 대화방 내용 등을 살펴보면 보험 사기를 예고하는 내용의 대화가 상당수 오가기도 했다.
이들은 단체 대화방에서 "드디어 사고 났다", "요 며칠 사이에 자꾸 사고 나려고 하는데 심장이 떨린다", "꼭 사고 나시길" 등의 대화를 주고받으며 고의 사고를 유발하는 정황이 드러났다.
또 깁스 치료 시 보험금 지급 특약에 가입한 고객들을 상대로는 "병원을 잘 알고 있으니 걱정할 필요 없다", "바로 이용 가능한데 2주 뒤에 (통깁스를) 하는 것을 추천한다"는 등의 말을 하며 범행을 권유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초 첩보는 1건의 보험사기 의심 건이었지만, 금융거래내역 등을 조사한 결과 해당 보험대리점의 보험설계사 다수가 보험 사기를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며 "보험사기는 선량한 제3자의 보험료 부담을 가중하는 중대 범죄이므로, 앞으로도 엄정히 수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