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토스·케이뱅크 자영업자 대출 4조 눈앞..“더 늘릴 것”

      2024.07.09 11:37   수정 : 2024.07.09 15:1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카카오·토스·케이뱅크의 지난 1·4분기 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이 나란히 1조원대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전문은행 3곳은 모두 설립취지인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을 통한 ‘포용금융’과 가계대출 중심의 수익구조 개선을 위해 ‘사장님 대출’을 적극적으로 취급한 영향이다.

9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카카오·토스·케이뱅크의 지난 1·4분기 기준 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은 3조8967억원으로 집계됐다.

자영업자·소상공인에게 가장 많은 대출을 내어준 인터넷은 행은 토스뱅크(1조6995억원)다. 이어 카카오뱅크 1조1481억원, 케이뱅크 1조491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은 각각 9751억원, 9495억원에 불과했다. 3개월 만에 인터넷은행 3사가 모두 잔액 1조원을 돌파한 것이다.

인터넷전문은행 최초로 개인사업자대출을 시작한 곳은 토스뱅크다.
지난 2022년 2월 토스뱅크를 시작으로, 3개월 뒤 케이뱅크, 9개월 뒤엔 카카오뱅크가 개인사업자대출 상품을 잇따라 출시했다. 증가세는 카카오뱅크가 가장 가파르다. 지난해 3월 기준 카카오뱅크의 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이 2578억원에 불과했는데 1년만에 345%(8903억원)가량 급증했다. 같은 기간 케이뱅크도 3436억원에서 205%(7055억원) 늘었다.

인터넷은행은 중·저신용자 금융 공급 확대해 시장 양극화를 해소한다는 목적으로 설립됐다. 기존 시중은행의 신용평가모델로는 추가 대출이 어려운 소상공인 ‘사장님’이 대출을 통해 추가 사업자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인터넷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급증하면서 일각에서는 공격적인 주담대 영업이 설립취지와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왔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이 시중은행과 동일한 상품의 금리만 조금 내려 대환(대출 갈아타기)하는데 집중하는 것을 금융 혁신이라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설립취지인 포용금융, 상생금융 관련 대축 잔액을 더 늘려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당국 압박 속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이 개인사업자대출 비중을 늘리기 위해 힘쓰고 있다. 이미 커져버린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중심으로 한 가계대출 비중에 맞춰 개인사업자대출도 공격적으로 늘린다는 구상이다. 카카오뱅크는 지역신용보증재단과 함께 소상공인 금융지원 협약을 꾸준히 맺어나가고 있다. 지난 3일에는 대구신용보증재단과 375억원 규모 소상공인 지원 업무협약 체결했다. 카카오뱅크가 25억원을 특별출연해 소상공인의 보증서대출을 확대하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총 11개 지역 신용보증재단과의 협약을 맺은 카카오뱅크는 이같은 방식으로 총 2000억원. 100% 비대면 보증서 대출을 지원해왔다.

다만 고금리 장기화에 소비 침체로 개인사업자대출의 연체율이 빠르게 치솟으면서 연체율 관리가 과제로 꼽힌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인터넷은행 3사의 고정이하여신 규모는 4784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3월(3339억원)과 비교할 때 약 43.25% 늘어난 것이다.

인터넷은행업계 관계자는 “개인사업자 대출 확대는 영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라도 더 늘려나갈 예정”이라며 “고금리로 모두가 어렵지만 특히 금융소외계층인 자영업자가 어려울 때 우산을 뺏는 게 아닌 더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각 인터넷은행들이 개발하고 있는 대안평가모델의 고도화가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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