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실없이 꽉 들어찬 상가… "K브랜드 입점 늘고 임대료 뛰어"

      2024.07.10 18:29   수정 : 2024.07.10 18:29기사원문
"지난해부터 외국인 관광객이 늘었어요. 올해도 증가할 것으로 보여 명동 임대료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요"(명동역 인근 A공인중개법인 이사)

지난 9일 서울 중구 명동역 일대는 궂은 날씨에도 외국인들로 붐볐다. 명동 1층 화장품 매장에는 캐리어를 끌고 다니는 중국인, 일본인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인근 건물의 1층은 스포츠, 패션 및 화장품 가게, 2, 3층도 식음료(F&B) 가게들이 영업하고 있어 빈 상가를 찾기 쉽지 않았다.

상가 공실로 임차인을 찾는 '임대' 현수막도 눈에 띄지 않았다.

이날 공인중개사들은 외국인 방문객 증가로 명동 임차수요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입을 모았다.
명동10길 1층 매장 기준 33㎡(10평)월 임대료는 1000만원 수준이다. 99㎡(약 30평)~165㎡(약 50평) 대형 매장이 많은 명동 8길은 건물 전체를 임대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3개층 통임대에 월 임대료는 1억원 이상이다.

A공인중개법인 이사는 "명동은 강남, 홍대 등 상권과 달리 건물 임대물량이 정해져 있고 확장이 어려운 중심상업지역"이라며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은 모두 명동에 온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유동인구가 많아지면서 명동 공실률은 확연히 줄었다. 쿠시먼웨이크필드에 따르면 명동 상권 공실률은 2019년 4.5%에서 팬데믹 시기인 2020년 23.2%, 2021년 43.0%로 크게 늘어났다. 이후 부동산 침체가 더해지면서 2022년 49.5%로 정점을 찍고 지난해에는 15.4%까지 감소했다. 명동 방문 외국인 관광객은 늘고 있는 영향이 컸다. 한국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팬데믹이던 2021년 6월 275만6087명에서 올해 6월 347만6182명으로 3년새 약 70만명 이상 증가했다.

명동 상권에 대기업 진출도 이어졌다. 올해 룰루레몬, 무신사 등 남대문로를 따라 굵직한 브랜드들이 문을 열었다. 기업 브랜드를 강화하는 플래그십 매장에 대한 임차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B공인중개사는 "명동 10길의 경우 코로나 이전에는 1층 33㎡는 2000만원 수준으로 더 비쌌다"며 "임대료가 이전 최고점에 비해 50~70% 수준까지 회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리테일 임차자문팀 남신구 이사는 "명동 일대는 5성급 호텔부터 전통적으로 여행객들이 즐겨 찾는 3~4성급의 호텔들이 매우 밀집한 상권"이라며 "팬데믹 이전에는 명동 내 위치한 중저가화장품 쇼핑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뷰티 기능은 올리브영에 집중되고 K패션 브랜드들 임차 수요가 높다"고 말했다.

명동과 함께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곳으로 꼽히는 서촌도 근린생활시설 임대 수요가 회복세를 타고 있다. 서촌은 경복궁 및 한옥 670여채가 있어 외국인이 많이 찾는 상권이다. 동시에 MZ세대가 선호하는 레트로 상권으로 주목받으면서 내국인 유동인구도 유지되는 곳으로 꼽힌다. F&B를 중심으로 패션 등에 대한 임차 문의가 높은데다 공방, 갤러리 등 오피스를 찾는 수요도 늘고 있다. 올해 3월에는 미국 3대 스페셜티 커피로 꼽히는 인텔리젠시아 첫 매장이 들어섰다.

점포도 늘었다. 서울시상권분석서비스 집계 기준으로 올 1·4분기 서촌 점포수는 전년동기 대비 5개가 늘어 583개이다. 반면 폐업수는 11개로 전년동기대비 7개가 줄었다. 임대료는 회복세다.
통인동 대로변 132㎡(약 40평) 1, 2층 통임대는 월 임대료 700만원에 나와있다. 통의동 50㎡(약 15평)상가의 월 임대료는 250만~300만원 수준이다.


최승욱 서촌상가부동산 대표는 "서촌은 마니아가 있는 상권으로 꾸준히 꼬마빌딩에 대한 매수문의가 있다"며 "문화예술계, 젊은 건물주 등이 매수 문의가 많고 자하문로 대로변 기준 3.3㎡당 1억원 이상 호가가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