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원 일하며 중금리 대출 필요성 절감했죠"
2024.07.23 18:07
수정 : 2024.07.23 18:07기사원문
이효진 8퍼센트 대표(사진)는 23일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플랫폼을 통해 이자를 절감한 대출자가 빠르게 부채를 상환하고, 이후 투자자로 돌아오는 더 많은 사례를 만들어 부의 재분배를 도모함과 동시에 중산층 복원의 마중물이 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2014년까지 8년간 우리은행에서 영업과 트레이딩을 담당했던 이 대표는 은행원 시절 저금리와 고금리로 양분된 '금리절벽'을 마주하며 중금리 대출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이는 이 대표가 대출시장 속 '단층현상'을 해결하고, 가계부채를 경감하기 위해 같은 해 한국 최초의 중금리 대출 전문 금융서비스인 8퍼센트를 창업하는 계기가 됐다.
이 대표는 "30% 이상의 국민이 중간등급 신용자였음에도 불구하고 4~5%의 은행 대출을 못 받으면 바로 20~30% 이상의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는 경향이 높았으며 은행·저축은행·캐피털 대출 상품에도 모두 중간금리 영역이 비어 있었는데, 여기에서 시장의 불합리함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현재 당사의 미션은 저평가된 고객의 이자 부담을 낮추고, 인공지능(AI) 기반의 독자적인 신용·자산 평가로 고객이 획일화된 시장 평가를 넘어서는 최적의 금융기회를 누리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두가 공정한 금융 접근 기회를 누리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다짐에서 출발한 이 대표는 중신용자를 넘어 더 많은 대출자와 투자자를 아우르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이 대표는 "더 합리적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금리의 서비스를 사용하시는 모든 대출자, 리스크 대비 낮은 수익을 얻고 계신 모든 투자자들이 우리 서비스의 혜택을 얻으시길 기대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올해로 설립 10주년을 맞이한 8퍼센트에서 취급된 금액은 8000억원이며, 투자건수는 1968만건에 달한다. 대출자에게는 더 낮은 중금리 대출을 제공하고, 투자자에게는 변동성이 낮은 중수익 투자상품을 공급하며 저변을 넓혀온 영향이다.
이 대표는 "AI를 활용한 신용평가모형 및 코어뱅킹 시스템 개발, 여신심사·채권관리·고객관계관리(CRM) 등 여신 운영과 리스크 관리 역량이 쌓이면서 연환산 10%의 수익을 매월 지급하는 투자상품으로 안착하게 됐다"며 "향후 AI 기법을 활용한 신용평가모형(CSS) 고도화와 자체 금융 서비스인 LaaS(Lending as a Service)를 통한 긱워커 수요 흡수에 주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국내 1호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P2P) 업체이기도 한 8퍼센트를 이끌어 온 이 대표에게는 국내에 없던 신생산업인 온투업에 대한 인지도를 쌓고, 관련 제도를 마련해 나가는 것 또한 현재진행형 과제다. 이 대표는 "법제화라는 큰 산을 넘었지만, 남은 규제를 장기적 시각으로 개선해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에 공감하는 이들과 함께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당국에서 기관들이 온투업 연계투자를 할 수 있도록 규제개선을 추진하는 가운데 8퍼센트는 국내외 금융기관과의 제휴를 기반으로 중금리 대출 공급을 늘리고, 저축은행 업계에도 좋은 투자처를 제공할 계획이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