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하룻새 8000억 던졌다… 결국 박스피 갇힌 코스피

      2024.07.25 18:27   수정 : 2024.07.25 18:27기사원문
미국 빅테크 기업의 주가 급락과 이들의 실적, 미국 대선을 둘러싼 불확실성 확대로 외국인 자금이 대거 이탈하면서 25일 국내 증시도 온통 파랗게 물들었다. SK하이닉스가 2·4분기 실적 호조에도 8% 넘게 급락한 것이 대표적이다.

한국투자증권 김대준 연구원은 "매그니피센트7의 급락으로 투자심리가 급속도로 경색됐다"며 "테슬라(-12.3%)와 엔비디아(-6.8%) 등 전기차와 인공지능(AI) 업종이 폭락한 가운데 코스피도 AI반도체, 전기차, 2차전지의 시가총액 비중이 큰 만큼 변동성 확대에 직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외환경도 한국 증시에 불리하다"며 "미국 대선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한국 산업의 피해 이슈가 부각되고 있어 방어적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외국인은 최근 일주일 새 국내 증시에서 1조7211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 17일부터 매도 우위를 보여온 외국인은 이날도 코스피시장에서 6766억원, 코스닥시장에서 1394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NH투자증권 나정환 연구원은 "외국인이 IT업종을 중심으로 순매도를 보이고 있으나 기계 및 금융 업종도 매도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고 짚었다.

하반기 금리인하 시점이 다가오면서 오히려 회의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상상인증권 김용구 연구원은 "이미 미국증시는 기술주 중심으로 투자심리 과열 및 밸류 상승이 꽉 차 있다"면서 "미국의 실적시즌도 끝나감에 따라 당분간은 기대감을 받을 재료가 공백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당분간은 '박스피(박스권에 머물고 있는 코스피)'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김대준 연구원은 "올해는 실적 개선과 금리인하 기대가 유지되므로 지수 반등은 이뤄질 것이나 박스피를 벗어나기 어려을 것으로 예상돼 방어적 운용에 신경쓸 필요가 있다"며 "업종 대응은 방산, 음식료, 유틸리티, 통신, 보험 등에 관심을 가지면서 반도체는 중립, 신재생에너지는 비중 축소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용구 연구원도 "당장 예상된 글로벌 이벤트 중 매크로 환경 색깔을 바꿀 만한 이슈는 없다"며 "단기적으로 증시 바닥은 2630선에서 2600선 초반까지도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증시가 2700 아래로 내려간다면 그 뒤로는 시간과의 싸움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IBK투자증권 정용택 수석연구위원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2% 유지하고, 유동성도 여유로워서 반등은 할 것"이라면서 "다만, 전 고점을 넘어서는 반등을 보이진 않을 것이므로 상반기보다 기울기는 떨어질 것이고, 변동성 높은 장이 펼쳐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연초에 제시했던 코스피 예상밴드가 2400~2900였다.
올라올 만큼 올라왔다"고 덧붙였다.

시장이 지나치게 예민하다는 시각도 있다.
미래에셋증권 서상영 연구원은 "결국 시장은 반등할 것으로 본다"며 "주가가 크게 빠져 기업들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완화될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미국 기술주 중에서도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들의 실적발표가 예정돼 있어 관련 실적 흐름이 나와주면서 반등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박지연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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