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은 거리두는데...최고위 후보들은 너도나도 "尹 탄핵"

      2024.07.26 16:23   수정 : 2024.07.26 16:2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경쟁적으로 외치고 있다. 정권을 서둘러 탈환하고 이재명 당대표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겠다는 '명심(明心·이재명 의중) 마케팅'의 일종이다.

반면 당대표 연임이 유력한 이재명 후보는 대통령 탄핵 논의에 신중한 입장이다.

대권주자로서 무게감을 부각하고 정치적 부담을 줄이는 한편, 조국혁신당과의 차별성을 찾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최고위 후보 토론서 "시대 정신은 탄핵"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최고위원 후보들은 전날 오마이TV 주최 방송 토론회에서 저마다 윤 대통령 탄핵의 필요성을 내세웠다.
'친명 대전' 분위기 속에서 선명성을 부각하려는 포석이란 평가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인 전현희 후보는 "헌법과 법률 위반이라는 대통령 탄핵 사유를 법사위에서 치밀하게 밝히겠다"며 "김건희 종합 특검법을 반드시 통과시키고 윤석열 정권 탄핵으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정봉주 후보는 "지금 시대 정신은 탄핵"이라며 "윤석열 정권의 임기를 조기 종식하고 조기 대선을 실시하란 명령"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민석 후보는 "이 정권을 확실하게 끝내겠다"고 했고, 김병주 후보는 "해병순직(채상병) 특검법을 다시 발의해 명명백백히 진실을 밝히고 탄핵으로 가는 신호탄을 쏘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형배 후보도 "정치검찰 해체와 윤석열 정권 퇴출에 앞장서겠다"며 "주권자 마음에서 윤석열 정권은 이미 제거됐다"고 주장했다.

또 강선우 후보는 "'김건희 정권'이라는 단어 하나에 왜 윤 대통령이 탄핵이 돼야 하는지 수많은 의미가 들어가 있다"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탄핵만이 본인 살 길이라는 것을 피부로 가까이 느끼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언주 후보도 "김건희 지키기에 (여권) 모두가 몰두하고, 윤 대통령은 국민을 괴롭히는 장본인이 됐다"고 날을 세웠고, 한준호 후보는 "요즘 정부를 바라보는 시각이 굉장히 냉랭하다. 반드시 이 정부를 심판하겠다"고 했다.

■탄핵 거리두는 李...셈법은?
반면 이 후보는 대통령 탄핵은 당이 결정할 일이 아니라며 거리를 두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24일 KBS 당대표 토론회에서 김두관 후보의 관련 질문에 "탄핵 문제는 당이 결정할 일은 못되고 결국 국민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다만 김 후보가 제안한 '대통령 임기 1년 단축'에는 전적으로 공감한다는 입장이다. 이 후보는 "저는 임기 단축을 통한 4년 중임제 개헌을 대선 때 공약했고 실제 제가 대통령이 되면 임기 1년을 포기하고 개헌할 생각이었다"고 했다. 탄핵보다는 '임기 단축' 개헌에 무게를 실은 것이다.

22대 국회 들어 야당내에서 '탄핵' 언급이 쏟아져 나오지만, 이 대표가 탄핵 신중론을 택한 것은 대권주자로서의 무게감을 지키기 위한 셈법으로 풀이된다.

21대 국회에서는 당 지도부가 '탄핵 언급 금지령'을 내릴 만큼 역풍을 강하게 우려하는 분위기였지만, 당내 기조가 크게 바뀐 상황에서 당의 수장까지 나설 필요성은 없다는 판단에서다.

여기에 더해 제2야당인 조국혁신당의 조국 대표와 차별성을 두기 위한 전략도 읽힌다. 조국혁신당이 이른바 '탄핵추진위원회'를 설치할 만큼 정권의 조기퇴진에 앞장선다는 방침인 만큼, 민주당은 원내 1당으로서 단순 '반윤(反尹)'이 아닌 수권정당의 면모를 내세울 전망이다.

또한 여권의 '민주당 탄핵중독증' 비판에 대한 부담을 낮추고 쏟아지는 탄핵 발언에 대한 보완하는 측면도 있다.

당 내부에서도 당 지도부에서 탄핵 발언이 잦아지면 안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야당이 탄핵을 언급할 수록 실제 탄핵과는 멀어지는 것"이라며 "특히 당 수장까지 탄핵을 추진한다면 국민들로부터 정쟁이라는 오해만 살 것"이라고 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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