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조정, 닷컴버블 때와 다르다···시장 쏠림은 정상화될 것”

      2024.07.31 15:15   수정 : 2024.07.31 15:1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조정기 들어선 인공지능(AI) 관련주의 양상이 지난 2000년 닷컴 버블 때와는 다르다는 진단이 나왔다. 테마에 올라탄 상승세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펀더멘털과 수익모델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매그니피센트(M)7으로 대표되는 기술주 집중 현상은 완화되면서 그간 소외돼온 섹터들이 주목받을 전망이다.



AB자산운용 이재욱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7월 31일 열린 ‘하반기 글로벌 시장 전망 간담회’에서 “현재 (M7 등이 겪고 있는) AI 조정을 버블로 보진 않는다”며 “기업의 효율성을 높이고, 성장성을 가속화할 요소”라고 말했다.

이 매니저는 “결국 (AI로) 돈을 벌어야 한다”며 “해당 기업이 얼마나 AI와 관련돼 있고, 수익성을 수치화할 수 있는 지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이어 “과거 수익성 모델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진 닷컴 버블과는 비교된다”며 “현재 AI기업들은 건강한 현금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매니저는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진 M7 중심의 증시 상승가 변화할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특성 섹터) 집중 현상 후엔 정상화가 일어났다”며 “거시경제,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상대적으로 완화된 만큼 추가 조정보다 랠리를 일으키는 방식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6월 말 기준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의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의 비중은 22%에 불과했지만 성과 기여도는 62%에 달한다. 나머지 490개(38%)가 해낸 것의 2배에 육박한다. 하지만 집중도가 풀리고, 그동안 주목받지 못 했던 영역으로 자금 유입이나 주가 상승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선을 돌릴 곳은 ‘밸류에이션이 저렴해진 우량 성장주’다. 주가가 기업가치 대비 저평가됐을 뿐 아니라 기업의 실적이 장기적으로 양호해야 한다.

이 매니저는 “결론적으로 우량성에 집중할 수밖에 없고 헬스케어 등이 고령화, AI 혁신 등과 맞물리며 유망할 것”이라며 “M7과 이외 종목들 간의 실적 격차가 향후 빠르게 좁혀질 것”이라고 짚었다.

유재흥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내년까지 총 6차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금리 인하를 점쳤다. 올해 9월을 시작으로 분기마다 한 차례씩 단행할 것이란 계산이다.

다만, 유 매니저는 “연준이 원하는 물가 수준에 도달하기까진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이므로 기준금리를 내린다고 해도 당분간은 과거 대비 더 오랜 기간, 더 높은 수준에 시장금리가 머무를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대선 등 정치 이벤트, 재정적자, 노동시장, 기간 프리미엄 등도 금리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는 요소라고 지목했다.

그럼에도 유 매니저는 금리인하시 소위 ‘스마트 머니(단기 고수익을 노리는 수요)’가 채권시장으로 들어올 것으로 봤다.
그는 “약 6조달러가 머니마켓펀드(MMF)에 들어와 있는데 금리 상승 완화 사이클엔 빠져나가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 매니저는 투자등급 회사채 비중을 일부 줄여 기관 주택저당증권(MBS)에 투입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신용등급이 좋아 투자등급 회사채 대비 밸류에이션이 떨어지지 않고 시장이 흔들릴 때 더 방어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라며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도 같은 방식으로 이용해 추가 스프레드를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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