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금리 올랐는데'..국민銀, 5일 예금금리 인하

      2024.08.04 13:12   수정 : 2024.08.04 13:3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금융당국의 가계 부채 관리 압박이 거센 가운데 시장에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은행권 금리 체계가 흔들리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올린 은행들이 예금 금리 체계를 일부 낮추면서 금융소비자의 혼돈이 커지고 있다. 시장과 정책 당국의 엇갈린 행보에 대출 금리에서 예금 금리를 뺀 시중은행의 예대 마진은 한동안 커질 전망이다.



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시장 금리 하락을 반영해 예금 금리를 떨어트렸다. 금융당국의 가계 대출을 억제 방침에 발맞춰 주담대 금리를 끌어올린 은행들이 예금 금리는 인하한 것이다. 미국, 유럽 등 주요 금융시장의 금리 인하가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은행권의 예대 마진이 한동안 벌어질 전망이다.

국민은행은 오는 5일부터 상당수 예금(수신) 상품 금리를 최대 0.2%p 인하한다. 현재 국민은행 '국민수퍼 정기예금'의 고정금리는1.90∼2.90% 수준이다.
계약기간(1개월∼3년)과 이자 지급방식(만기·월이자)에 따른 차이다. 5일부터 6개월 이상 계약 상품의 금리는 최대 0.2%p 인하된다. 전체 금리 수준이 1.90∼2.70%로 하향 조정되는 것이다.

단위기간 금리 연동형 상품 금리도 최대 0.15%p 떨어진다. 연동(회전) 단위 기간별로 1.85∼2.40%인 금리 범위가 1.85∼2.25%로 조정된다. 회전형 장기정기예금 금리는 2.55%에서 2.35%로 0.20%p 바뀐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국내외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반영해 시장금리가 떨어졌는데 이를 예금 금리에 반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일부 상품별 금리 조정은 수시로 이뤄지지만, 이렇게 일괄적으로 대다수 예금 상품의 금리를 조정하는 것은 2022년 10월 기준금리가 0.50%p 인상됐을 때 15가지 거치식예금과 23가지 수신상품 금리를 일괄 인상한 이후 처음"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지난 2일 계약기간 3~5년 수신 상품의 기본 금리(가산금리 등 제외)를 최대 0.20%p 일제히 낮췄다. 신한S드림정기예금과 쏠편한정기예금같은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는 0.05∼0.20%p 인하해 2.95%로 조정됐다.

신한연금저축왕적금·신한S드림적금 등 적립식예금도 0.10∼0.20%p, 인하했다. 신한ISA정기예금은 오는 16일 0.05%p 낮아져 2.95%로 하향 조정한다.

예금 금리는 떨어지는 가운데 대출 금리 인상세는 이어지고 있다. 시장금리 흐름과 반대로 대출 금리가 오르는 배경은 당국의 압박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2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3.030∼5.204% 수준이다. 지난달 19일(연 2.840∼5.294%) 대비 하단은 0.190%p 올랐다.

6월 중순께 신한은행 주담대 상품의 5년 고정금리 하단이 2.980%를 기록하며 약 3년 만에 도래한 '2%대 금리'가 50여일만에 끝났다. 변동금리(신규코픽스 기준·연 4.030∼6.548%)의 하단도 0.070%p 올랐다.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금리가 오르고 예·적금 금리가 떨어지는데도 여수신잔액은 모두 늘어나고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715조738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6월 708조5723억원 대비 7조1660억원 늘어난 것으로 4개월 연속 증가세다. 증가폭은 2021년 4월(9조2266억원) 이후 3년 3개월 만에 가장 컸다.

은행들은 지난달 주담대 금리를 잇따라 인상했다. 지난 2일 기준 5대 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4.03~6.52%로 한 달 전 3.67~6.62%에 비해 하단 기준 0.36%p 올랐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주담대 금리를 세 차례에 걸쳐 최대 0.53%p 올렸다. 신한은행도 최근 주담대 금리를 네 차례 걸쳐 최대 0.70%p 끌어올렸다.
우리은행, 하나은행, 농협은행은 물론 인터넷전문은행들도 최근 주담대 금리를 상향조정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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