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가 내수 다 죽인다"...경기 회복 '발목'

      2024.08.08 12:00   수정 : 2024.08.08 12: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내수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면서 우리 경제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로 가계는 소비 여력을 잃었고, 기업은 투자를 제약받고 있다. 이 여파가 번지면서 취업자 수 증가폭도 크게 축소했다.

수출 청신호에도 내수 침체가 경기 회복을 제약하고 있다.

정부는 하반기 내수가 회복 흐름을 탈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올 하반기 금리인하를 시작하더라도, 내수 반영에는 최소 반년은 소요될 전망이다.


8일 한국개발연구원(KDI)는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민간소비 전망을 기존 1.8%에서 1.5%로 0.3%p 하향 조정했다.

투자 상황은 더 나쁘다. 기존 2.2%에서 0.4%로 1.8%p나 전망치를 내렸다.

KDI는 "설비투자는 반도체경기 호조세가 투자로 이어지지 못함에 따라 기존 전망보다 크게 낮은 0.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내수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고금리의 장기화가 꼽힌다.

민간부채가 대규모로 누적돼 가계는 소비에 쓸 여윳돈이 없는 상황이다. 지난 2분기 우리나라 소매판매는 2009년 1분기 이후 약 15년 만에 가장 크게 감소했다.

2분기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 지수(불변)가 전년 동기 대비 2.9% 하락한 102.0(2020=100)을 기록했다. 승용차(-13.2%)를 비롯한 내구재(-5.1%) 판매가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어든 가운데 준내구재(-4.3%), 비내구재(-1.2%)도 일제히 하락했다.

소매판매액 지수는 지난 2022년 2분기부터 9분기 연속으로 하락세다.

고금리 영향으로 설비투자 역시 부진이 지속됐다. 5월 설비투자는 운송장비 중심으로 감소 폭이 확대되면서 작년 동월 대비 5.1% 급감했다.

KDI 관계자는 "고금리 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내수는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며 "대출 연체율이 상승하는 가운데 소매판매, 설비투자, 건설투자가 모
두 감소세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KDI는 올해 취업자 수 증가폭 전망을 기존 24만명에서 20만명으로 대폭 낮췄다.


KDI는 "내수 부진을 반영했다"며 "실업률은 기존 전망과 동일한 2.8%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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