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주 낙태’ 유튜버가 살인죄?…인권단체 "정부, 女에게만 책임 물어"

      2024.08.14 14:49   수정 : 2024.08.14 14:4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경찰이 '36주 낙태 영상'과 관련해 살인 혐의로 20대 여성 A씨를 입건해 두 차례 조사했다고 밝히자, 여성·인권단체는 "모든 책임은 안전한 임신중지를 위한 보건의료 체계 구축을 방기한 보건복지부에 있다"고 비판했다.

37개 시민단체가 모인 '모두의 안전한 임신중지를 위한 권리보장 네트워크'(이하 모임넷)는 13일 성명을 내고 "처벌은 임신중지 결정을 지연시키고 더 비공식적이고 위험한 임신중지를 만들 뿐"이라며 임신중지를 위한 보건의료체계·정보제공 시스템 구축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들은 "'낙태죄'가 존재하던 때에도 '낙태죄'와 '살인죄'는 구분됐다"며 "입법 공백으로 인해 살인죄가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어떻게든 여성들을 처벌하는 방식으로만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부의 태도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사안은 생명권과 선택권을 법적 처벌 기준으로 저울질할 문제가 아니라 실질적인 여건을 바꿔나가야 할 국가의 책임 문제"라고 일갈했다.

아울러 "임신중지는 비범죄화 이후에도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의료비는 부르는 게 값이고 유산유도제는 온라인 암시장을 떠돌고 있다"며 "보건복지부가 손을 놓고 있는다면 비슷한 일은 또다시 반복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경찰은 지난달 보건복지부 의뢰로 임신 36주 차 여성의 낙태 경험담 영상에 대한 수사에 착수, 해당 여성과 수술이 이뤄진 병원 원장을 살인 혐의로 입건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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