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수석 온종일 대기시킨 거대야당..축하난 '갑질 논란'
2024.08.20 16:50
수정 : 2024.08.20 16:5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축하난 전달 과정을 놓고 20일 대통령실과 민주당이 공방을 이어갔다.
이 대표에게 윤석열 대통령 명의 축하난을 전달하러 일정 조율에 나섰던 대통령실은 민주당 측이 하루종일 연락에 일절 응하지 않았다고 밝혔고, 민주당은 일정은 조율했으나 축하난 전달에 대해선 대화를 나눈 바 없다고 반박하자 대통령실은 다시 "궤변"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지난 2022년 8월말 이 대표의 당대표 취임을 축하하기 당시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예방하면서 축하난을 전달해 과거에도 서로 관련 조율에 났던 만큼, 민주당의 이번엔 다른 대응에 나선 것은 영수회담 개최를 압박하기 위한 의도된 행위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거대야당인 민주당이 연락에 답하지 않아 축하난 전달을 위해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온종일 대기하는 상황이 발생, 일각에선 갑질 논란도 제기하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본지에 이재명 대표 축하난 전달 과정에 대한 민주당의 주장과 관련, "대통령의 축하마저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에 대해 개탄스럽다"고 일갈했다.
관계자는 "축하난 전달을 위해 수차례 연락했던 과정을 알고 있을 민주당 측에서 억지스럽게 책임전가를 하는 것이 상식적이지 않다"면서 "민주당이 축하난을 받지 않겠다는 뜻이 아닌가. 예방은 조율했으나 축하난인지 몰랐다는 것은 궤변"이라고 비판했다.
전날 대통령실은 이 대표에게 전날 윤석열 대통령 명의 축하난을 전달하기 위해 정무수석 예방 일정을 조율하려 했으나 민주당 측이 답을 주지 않아 이뤄지지 못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즉각 공지를 통해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대통령 축하난을 이 대표에게 전달하려고 여러 차례 연락했지만 답을 받지 못했다는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민주당은 정무수석 예방 일자와 관련해 조율 중이었으며 축하난 전달과 관련한 어떠한 대화도 나눈 바 없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공개적인 재반박은 삼가면서도 민주당의 해명에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행정관 등 실무진은 물론, 비서관 등 고위급에서도 연락을 시도해 당대표 비서실장에게까지 접촉했지만 민주당 측에서 응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전부터 늦은 오후까지 대통령실에서 보낸 문자 연락은 물론, 전화 통화에도 민주당은 응하지 않았고 이에 민주당의 연락을 하루종일 기다린 홍철호 정무수석은 축하난을 준비했음에도 여의도 국회로 이동하지 못했다.
2년전 당시 이진복 정무수석 예방을 위해 대통령실과 사전 연락을 했던 민주당 측이 이번에는 연락조차 받지 않는 대응으로 일관한 것은 영수회담 개최를 촉구하기 위한 우회적인 압박으로 풀이된다.
정치권에선 오히려 민주당의 이러한 대응이 역효과만 불러올 것이라고 지적하는 가운데, 축하난 전달 과정에서 거대야당이 세(勢)를 보여주면서 불필요한 기선잡기에 나선 것이란 비판도 나온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