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바다" 또 울려 퍼졌다… 한국계 교토국제고, 창단 첫 고시엔 우승

      2024.08.23 12:47   수정 : 2024.08.23 13:2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재일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가 여름 고시엔(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사상 첫 우승의 기적을 일궜다.

교토국제고는 23일 효고현 니시노미야시 소재 한신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여름 고시엔 본선 결승전에서 도쿄도 대표 간토다이이치고에 연장 접전 끝에 2-1로 승리해 우승을 차지했다. 이전까지 교토국제고의 여름 고시엔 최고 성적은 2021년 4강이다.



'여름 고시엔'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는 1915년 창설돼 일본 고교야구 최고 권위 대회로 손꼽힌다. 4000개에 가까운 일본 고교 야구 팀 가운데 단 49개 팀만 출전할 수 있어 일본 고교 야구 선수들에게는 '꿈의 무대'다.


양팀이 0의 균형을 이어가며 팽팽한 투수전 양상으로 흘러가던 경기는 결국 0-0 상황에서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고시엔 연장전은 승부치기 규정이 적용돼 누상에 주자를 두고 시작한다.

9회까지 7개의 안타를 치고도 한 점도 내지 못하며 답답한 흐름을 이어가던 교토국제고는 연장 10회 초 무사 1, 2루 상황에서 대타 니시무라 잇키가 좌전 안타를 치며 무사 만루가 됐다.

이어 가네모토 유우고가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 선취점을 내고, 후속 타자 미타니 세이야가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2-0을 만든 뒤 10회 말 간토다이이치고 공격을 1점으로 틀어막으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도 교토국제고 선수들이 승리 직후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토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라는 한국어 교가를 부르는 모습이 공영방송 NHK를 통해 일본 전국에 생중계됐다.

교토국제학원이 운영하는 교토국제고는 올해 현재 중고교생을 모두 합해 160명의 소규모 한국계 학교다. 재적학생의 65%가 일본인이고 한국계는 30%가량이다.
고교생 138명 중 야구부 소속은 61명이다.

교토국제고는 재일교포들이 민족 교육을 위해 자발적으로 돈을 모아 1947년 설립한 교토조선중학교가 전신이다.
1958년 한국 정부의 인가를 받았고 2003년 일본 정부의 정식 학교인가를 받아 현재 교토국제고로 이름을 바꿨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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