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울산 간절곶에 대형 태극기 논란 "경관과 어울리나요?"
2024.09.09 16:40
수정 : 2024.09.09 16:4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서울 광화문 광장과 경주 황성공원에 이어 전국에서 해가 가장 빨리 뜬다는 울산 간절곶에서도 대형 태극기 게양대 설치 제안을 두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9일 울산 울주군에 따르면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울주군협의회가 설치를 제안한 간절곶 대형 태극기 게양대는 높이 45m로, 설치 비용만 6억원 안팎에 이른다.
이 게양대에는 가로 12m, 세로 8m의 대형 태극기를 걸 수 있다.
이에 울주군은 최근 서울 광화문과 경주 황성공원에 대형 태극기 설치 사업이 추진되면서 시민 반대 여론이 거셌던 만큼 사전 주민 의견 들어보기 위해 설문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설문조사는 지난 4일 시작돼 오는 13일까지 진행 중인데, 벌써부터 반대 민원이 접수되는 등 비판 여론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시민을 대상으로 했던 서울 광화문 태극기와 달리 설문 대상을 울주군민이나 울산시민이 아닌 전 국민으로 설정한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울주군 서생면의 한 주민은 "간절곶은 울산 울주군 서생면에 있고 설치 비용도 울주군의 예산이 사용되는 데 왜 전 국민의 의견을 물어야 하는지 설문조사의 형식부터 잘못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통일 관련 단체가 앞장설 사업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주민은 "태극기는 울산 출신 박상진 의사와 같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들이 그토록 염원한 독립 대한민국의 국기이자 상징이다"라며 "광복회 같은 단체가 민족과 나라 사랑 운동의 일환으로 제안했더라면 의미가 남달랐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울주군은 설문조사 마감 후 이달 말까지 의견 취합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달 광화문 광장에 100m 높이 대형 태극기 게양대 설치를 추진하다가 국수주의라는 시민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이에 설문조사를 거쳐 현재 진행 방향을 수정하고 있다. 경주시도 황성공원에 높이 56m 대형 태극기 게양대 설치에 나섰다가 비판이 이어지자 30m로 축소해 지난달 설치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