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풍선효과' 우려에 금융당국 "대출 신청건수 등 선행지표도 매일 보고하라"
2024.09.19 16:39
수정 : 2024.09.19 16:3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모니터링의 수위를 강화하고 있다. 이달 들어 금융권 대출 실행 건수뿐만 아니라 신청 건수도 보고토록 했다.
금융당국은 풍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지 않다고 분석하지만 이 같은 우려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수단을 강구할 방침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대출 실행 건수와 함께 신청 건수 등 선행지표도 매일 금융권에서 보고받고 있다. 앞서 매월 집계하던 금융권 가계부채 현황을 매주 들여다보는 것으로 기간을 단축했고, 여기에 지표를 다양화함으로써 가계부채 관리·감독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통상 대출 신청에서 실행까지 한 달에서 한 달 반이 소요돼 집계에 늦게 반영되는 경향이 있는데 대출 신청 건수를 받아보면 이를 보완할 수 있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이달 초 가동해 매주 소집하고 있는 은행권 실무협의회 이외에 실무진과 수시로 회의를 진행하는 등 업계와 접촉을 늘리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창구 상황은 어떤지 면담을 통해 알아보는 방법도 있고, 은행에서 대출을 신청한 숫자도 체크하고 있다"며 "대출 잔액이 늘어나는 데까지 시차가 있으니 현장 상황을 자주 들여다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니터링을 강화하면서 금융당국이 가장 경계하는 것은 '풍선 효과'다. 가계부채 증가세가 과도하다는 지적에 은행권이 조건부 전세자금대출이나 유주택자 대상 주택담보대출 등을 중심으로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은행권 신용대출이나 제2금융권 대출로 수요가 이동하는 경향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은 현 상황에서 풍선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이 발표한 '2024년 8월중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이 9조3000억원 늘며 증가폭이 전월 대비 2배가량 높아진 가운데 제2금융권 대출 잔액이 증가세(+5000억원)로 돌아섰다. 특히 은행권이 자율적인 관리 조치를 본격화하면서 8월 마지막주에 신용대출이나 제2금융권 가계부채 잔액이 크게 늘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강화된다고 하니 은행권에서 마지막날에만 주담대가 1조6000억원 늘었다"며 "풍선효과라고 한다면 추이가 이어져야 하는데 9월 들어서는 그런 상황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2금융권 대출 구성 요소를 보면 주담대보다 약관 대출 등 급전수요가 많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가능성을 유의해 앞으로도 가계부채 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미세조정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인 '올림픽파크포레온' 잔금대출 금융사로 선정된 서울강동농협에 대한 건전성 관리·감독을 농협중앙회에 주문했다. 또 카드론 잔액이 크게 불어난 롯데·현대·우리 등 카드사 3곳을 대상으로 이달 말까지 리스크관리 계획 제출을 요구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