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면 편해..." 한달새 3만명이 해지해버린 이 통장
2024.09.20 06:00
수정 : 2024.09.20 06: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가 한 달 새 3만명 이상 감소하며 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정부의 활성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높은 분양가와 지방 미분양 문제로 인해 청약통장 인기는 회복되지 않는 모양새다.
1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는 2545만7228명으로 전월(2548만9863명) 대비 3만2635명이 감소했다.
이는 전년(2561만3522명)에 비해서는 15만6294명이, 지난해 같은 달(2581만5885명)에 비해서는 35만8657명이 감소했다.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는 지난 2022년 7월부터 지난 1월까지 19개월 연속으로 줄어들었다가 올해 들어서는 정부의 청년주택드림 등 지원 정책 속에 3월까지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 4월부터 5개월 연속 다시 감소세에 놓였다.
약발이 먹히지 않자 지난 6월 정부는 주택·토지 규제 개선 방안의 일환으로 청약통장 월 납입인정한도를 월 10만원에서 25만원으로 상향시켰다. 납입 인정액 조정은 1983년 청약통장 제도 도입 이후 41년 만에 처음이다. 이 외에도 기존 청약예금, 청약부금, 청약저축을 주택청약종합저축통장으로 전환할 수 있게 했다.
그럼에도 청약통장 인기가 쉽게 회복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로 높은 분양가가 꼽힌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7월말 기준 서울 민간아파트 최근 1년간 ㎡당 평균 분양가격(공급면적 기준)은 역대 최고 수준인 1331만5000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해서 15.3% 증가했다. 이를 3.3㎡로 환산했을 때는 4393만9500원, 국민평형(전용84㎡) 기준으로는 14억9394만3000원이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신규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치솟고 있어 청약에 대한 줄어든 점도 있다. 올해 1~7월 분양에 나선 서울 12개 단지를 살펴봤을 때 1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이 148.9대 1을 기록했다. 1481가구를 모집에 22만472명이 몰렸다.
다음 달부터 월 납입 인정한도 상향되지만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쉽게 증가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지방의 미분양 적체로 인해 청약시장으로의 유입 요인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전국 미분양 7만1822가구 중 지방 미분양이 5만7833가구로 80.5%를 차지한다. 준공 후 미분양주택도 지난달 말 전체 1만6038가구 중 81.9%(1만3138가구)가 지방에 위치해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 전문위원은 “정부가 혜택을 많이 부여하지만 지방에서는 미분양이 쌓여있어 청약시장이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방의 미분양이 어느 정도 해소돼야 청약통장 가입자 수도 덩달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청약시 공공주택은 필요시 80%까지 예금 담보대출이 나오고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지역은 시세차익도 예상되기 때문에 청약통장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west@fnnews.com 성석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