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분쟁 'MBK' 물량공세로 굳히기...최씨일가 최악의 수세 몰려

      2024.09.26 17:13   수정 : 2024.09.27 09:1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MBK파트너스'의 대규모 물량공세로 굳히기에 들어갔다. 공개매수에 기존보다 가격을 13.6% 높여 최대 2조4000여억원을 쏟아붓기로 해 최씨일가는 최악의 수세에 몰리게 됐다. 고려아연측이 4000억원규모의 기업어음(CP)발행, 국가 핵심기술 신청 등 다양한 반격카드를 꺼내들고 있지만, 경영권 방어를 위해선 다음달 4일까지 단기간에 1조이상 현금 조달이 필요해 대항 공개매수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공개매수 가격을 고려아연은 66만원에서 75만원, 영풍정밀은 2만원에서 2만5000원으로 각각 높이기로 했다. 공개매수 총 규모는 약 1조2500억~약 2조4400억원으로 늘어난다.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공개매수를 통해 고려아연 보통주 144만5036~302만4881주(발행주식총수의 6.98~14.61%)를 확보하는게 목표다. MBK는 경영협력계약을 맺은 영풍과 함께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에 필요한 추가 지분을 최소 6.9%로 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한국기업투자홀딩스(MBK의 특수목적법인)는 MBK파트너스 펀드로부터 5000억원 규모를 출자받은 데이어 NH투자증권으로부터 1조5000억원 규모 브릿지론(단기 차입금)을 통해 약 2조원 규모 자금을 마련했다"며 "이번 영풍의 3000억원 대여로 공개매수 가격을 약 75만원까지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MBK파트너스는 기관투자자들의 평균 취득 고려아연 단가가 45만원 안팎인 것을 고려해 이번 공개매수 청약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하지만, 지난 13일부터 25일까지 6거래일 동안, 고려아연 주식 매수거래의 60% 이상이 개인이다. 그만큼 일부 기관투자자들은 최초 공개매수가 이상에서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실제 공개매수 가격 인상을 바라보는 기관들의 시각은 다소 보수적이다. 자칫 경영권 분쟁에 휩싸일수 있어서다.

한 공제회 CIO(최고투자책임자)는 "고려아연을 보유하고 있지만 공개매수에 응할 생각이 없다. 장내에서 매각할 것"이라며 "다른 기관 투자자의 경우 90만원까지 원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공제회 CIO는 "기관이 공개매수에 참여하면 경영권 분쟁에 참여하는 것으로 인식돼 장내 매각이 최선"이라며 "경영권 분쟁이 격화돼 주가의 급격한 상승시 매각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최씨 일가측은 초비상이다. 대규모 실탄 확보가 쉽지 않아 대항 공개매수는 시도도 못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현시점에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측의 백기사가 되려면 경영권 분쟁 후 이슈 소멸로 주가가 50만원대까지 제자리를 찾아가는 시나리오를 열어놔야한다. 대규모 손실 부담으로 가세하려는 세력이 거의 없을 듯 하다"며 "최 회장측이 이면계약으로 혜택을 주는 것도 고려할 수 있으나 배임에 해당돼 이 역시 불가능하다. 또 현실적으로 조단위 자금을 바로 조달 가능한 곳은 한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반적으로 전략적투자자(SI)가 백기사로 나서기는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최 회장이 그동안 국내외 기업, 기관들과 논의하며 영풍 측의 공개매수 방어 대응책을 준비했다"며 "MBK·영풍이 전날 공개매수가를 올렸는데, 향후 추가로 한번 더 올릴 수 있다고 봐 현재 패를 공개하는 것이 현명하지 않다고 본다"며 "경영권 방어를 위한 모든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다음주 경영권 사수를 위한 대응책를 공개할 전망이다.

ggg@fnnews.com 강구귀 홍요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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