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반전시킬 것" 반성문 쓴 삼성전자...나홀로 반도체 한파에 휘청

      2024.10.08 16:34   수정 : 2024.10.08 16:3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가 시장에 퍼진 위기론을 인정하고 쇄신을 다짐했다.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피해 간 '반도체 겨울'의 직격탄을 삼성전자 홀로 맞은데 대한 성찰이자 반성이다. 이에 따라 연말로 예정된 정기 인사에서 고강도 인적 쇄신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8일 삼성전자는 3·4분기 영업이익 9조100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시장 기대치(10조원)에 못 미치는 '어닝쇼크'다.
영업이익은 반도체 한파가 불어닥친 지난해 3·4분기와 비교하면 274.49% 증가했으나, 직전 분기와는 비교하면 12.84% 감소했다.

실적 발표와 함께 이례적으로 전영현 반도체(DS) 부문장(부회장) 명의의 '반성문'을 내놨다.

전 부회장은 이날 발표한 대외 성명에서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근원적인 기술경쟁력과 회사의 앞날에 대해서까지 걱정을 끼쳤다"며 책임을 통감했다. 이어 전 부회장은 "완벽한 품질 경쟁력만이 삼성전자가 재도약하는 유일한 길"이라면서 HBM·파운드리 사업에서 경쟁자에 뒤처지며 체면을 구긴 '초격차 삼성' 부활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업계에서 지적해 온 삼성전자의 부진을 수율(양품 비율)을 비롯한 품질 문제를 인정한 셈이다.

취임 후 전 부회장은 개발에만 집중하고 양산성엔 무관심한 연구조직을 축소하고, 일선 사업부에서 연구·개발(R&D)부터 양산, 테스트까지 이어지는 사업 구조 재편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품질의 삼성'이 최근 대내외에서 흔들리는 점을 염두에 둔 고강도 쇄신책으로 분석하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3E 제품의 엔비디아 납품이 지연되면서 수익성 확보에 차질을 빚었다고 자체 진단했다. 연내 HBM3E 12단 제품 납품이 예정된 경쟁사 SK하이닉스와 달리, 삼성전자는 현재 엔비디아의 HBM3E 8단 제품 퀄(승인) 테스트를 받고 있는 상태다.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를 비롯한 중국산 저가 메모리의 공세도 기우가 아닌 현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전자는 "중국산 레거시(구형) 제품의 공급 증가의 영향을 받았다"고 실적 부진에 대해 설명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의 주력 상품인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지난달 각각 전달 대비 17.7%, 11.44% 하락한 점도 수익성에 타격을 준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를 비롯한 비메모리 사업은 3·4분기에도 적자를 이어가며 답보 상태에 빠진 것으로 전해진다.
증권가에서는 DS부문의 영업이익을 2·4분기(6조4600억원) 대비 32%가량 감소한 4조4000억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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