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거품론' 걷어낸 대만 폭스콘… 엔비디아 칩 공장 짓는다

      2024.10.08 18:19   수정 : 2024.10.08 18:31기사원문
세계 주요 IT 기업들이 앞 다퉈 인공지능(AI) 투자에 열을 올리면서 '거품'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여전히 투자할 여지가 많다는 주장이 나왔다. 엔비디아와 애플 등 주요 AI 관련 기업들의 제품을 위탁 생산하는 대만 홍하이정밀공업(폭스콘)은 투자 열풍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세계 최대의 엔비디아 AI 가속기 공장을 건설중이라고 밝혔다.

폭스콘의 류양웨이 회장(사진)은 7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에 공개된 인터뷰에서 AI 개발을 위한 업계 투자가 "여전히 어느 정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오픈AI같은 AI 기업들이 새로운 모델을 내놓을 때 마다 AI가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류양웨이는 '범용인공지능(AGI)' 개발을 지적하면서 "우리는 AGI에 대해 들었고 여러 단계의 지능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라며 "만약 지능 수준을 4단계로 나눈다면 우리는 2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3~4단계가 남아있다"면서 주로 AI 기업의 데이터센터에 납품하는 AI 학습 및 개발용 서버 제품의 미래가 밝다고 말했다. 류양웨이는 "AI 서버 산업은 앞으로 당분간 더욱 성장할 것"이라며 "AGI 기능이 향상되면서 AI 기기 산업도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세계 IT 업계는 오픈AI가 지난 2022년 문자나 이미지, 영상, 음악 등을 만들어내는 AI 프로그램인 생성형 AI를 바탕으로 '챗GPT'를 공개하면서 인기를 끌자 서둘러 투자를 진행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메타, 구글 등 다양한 IT 대기업들도 자체 프로그램 개발 및 관련 창업초기업(스타트업) 투자에 나섰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약 2500개의 AI 스타트업에 유입된 벤처 자금은 425억달러(약 57조원)로 추정된다.

구글의 AI 자회사인 딥마인드를 공동 창업한 데미스 하사비스는 지난 3월 인터뷰에서 "생성형 AI 스타트업과 관련 서비스에 유입되는 수십억달러의 자금으로 인해 과대광고 혹은 사기 등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AI는 어떤 부분에서 과장되지 않았지만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너무 과장되었다"며 "우리는 현실이 아닌 많은 것들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7월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많은 기업들이 AI 투자에 과도한 돈을 쏟아 붓고, 나중에 가진 것 보다 많은 것을 썼다는 점을 알아챌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의 순다르 파차이 CEO는 지난 7월 실적 발표에서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가격을 언급하고 회사가 AI 기반 시설에 너무 많은 돈을 쓰고 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파차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소 투자에 따른 위험이 과대 투자 위험보다 훨씬 크다"며 선택지가 없다고 밝혔다.

폭스콘의 류양웨이는 AGI의 등장과 AI 기기의 상용화가 폭스콘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AGI은 인간의 개입 없이 스스로 추론해 성장하는 AI를 의미한다. 하사비스는 3월 인터뷰에서 AGI 구현을 위해 1∼2가지 중요한 돌파구가 더 필요하다면서 "앞으로 10년 내 실현되더라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양웨이는 기존 생성형 AI 서비스가 주로 운용사의 클라우드 시스템에서 작동했다며 해당 서비스가 사람들이 실제 들고다니는 기기에서 구동되는 미래를 언급했다. 그는 "생성형 AI가 장착된 기기가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것"이라며 "우리는 이러한 기기 보급이 AI 투자에 새로운 열풍을 불러일으킨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지난달 출시한 신형 '아이폰 16'에서 작동하는 자체 AI 서비스를 이달 출시할 예정이다.


한편 폭스콘의 벤자민 팅 클라우드 기업 솔루션 부문 선임 부회장은 8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연례 폭스콘 테크데이 행사에서 AI 투자 확대를 예고했다. 팅은 엔비디아의 최신 AI 반도체를 탑재한 AI 가속기 'GB200'을 언급한 뒤 "우리는 지구상 가장 큰 GB200 생산 시설을 짓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행사에 참석한 류양웨이는 해당 시설이 멕시코에 있다고 설명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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