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건설사 '고용의 질' 제자리...10명중 3명 이상 비정규직

      2024.10.13 14:16   수정 : 2024.10.13 14:1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내 10대 건설사의 직원 중 비정규직에 해당하는 기간제 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3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주산업인 업계 특성상 기간이 정해져 있는 근무 여건을 채택하는 경우가 많을 수 밖에 없지만 장기적으로 고용의 질 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10대 건설사의 직원 수는 모두 5만3297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5만3035명)에 비해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근무 기간이 정해져 있는 기간제 직원 수는 1만8309명으로 전체의 34.5%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34.1%)과 비슷한 수준으로, 10명중 3명 이상이 비정규직인 셈이다.


10대 건설사 가운데 비정규직 비중이 가장 큰 곳은 HDC현대산업개발(44%), 포스코이앤씨(41%)로 나타났다. 삼성물산(24%), SK에코플랜트(25%), GS건설(29%)은 상대적으로 낮은 비정규직 비율을 보였다.

건설업계는 수주산업인 건설업 특성상 비정규직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항변한다. 정해진 기간을 두고 공사가 진행되는 '프로젝트' 성격이 많아 단기채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10대 기업의 경우 통상적으로 건설업계 전체와 비교하면 비정규직 비중이 낮은 편이기도 하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체 건설업 근로자 174만명 가운데 절반 가량에 해당하는 84만5000여명이 비정규직 근로자였다.

건설산업이 활황기라면 향후 기간제 보다는 정규직 채용이 늘어날 여지가 있지만 공사비 급등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담 등으로 불황을 겪고 있는 최근과 같은 상황에서는 고용의 질이 하락하게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4분기 건설업의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액 증가율은 0.86%에 그쳤다.
이는 올해 1·4분기(3.97%) 대비 3.11%p 하락한 수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 5개사의 3·4분기 영업이익은 5292억원으로 전년 동기(6367억원) 대비 16.9%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공사비 급등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담 등으로 건설업계 업황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공사기간이나 규모 등에 대한 구체적인 추정이 가능한 만큼 인건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기간제 근로자에 대한 선호가 큰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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