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KIC, 러시아 증시에 4850억 물렸다

      2024.10.21 13:43   수정 : 2024.10.21 13:4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민연금과 한국투자공사(KIC)가 러시아 증시에서 총 4850억원 규모의 자산을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침공 후 서방 국가들의 경제 제재로 외국인 자산 회수가 금지된 영향이다.

국민연금은 스베르방크, 루크오일 등 러시아 주요 기업에 투자한 4330억원 규모의 자산이 묶였고, KIC도 약 520억원의 자산을 회수하지 못했다.



21일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안도걸 의원이 국민연금과 KIC(한국투자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과 KIC는 러시아 증시에서 4850억원 규모의 자산을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

KIC의 러시아 증시 주식·채권 투자규모는 2021년말 3100억원에서 2023년말 630억원으로 80% 급감했다.
국민연금은 러시아 주식·채권 투자규모가 2021년말 5893억원에서 2023년말 4332억원으로 26% 줄어든 것으로 추산됐다.

2023년말 기준 러시아 증시에서 국민연금은 4330억원(6200만 달러, 당시 환율기준)을 회수하지 못했다. 스베르방크 은행(930억원), 에너지 기업인 루크오일(800억원)·가스프롬(400억원)·타트네프트(200억원)·로스네프트(140억원), 플랫폼 기업인 얀덱스(140억원) 등에 투자한 자산이 대상이다.

KIC도 러시아 증시에서 청산을 유보한 투자규모가 520억원(4000만달러, 당시 환율기준)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은 안도걸 의원실에 "서방제재 및 러시아 당국의 조치로 자금 입출입이 금지돼 외국인은 매도하거나 자금을 본국으로 회수할 수 없는 상태"라며 "제재 해제 시 회수가능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안도걸 의원은 “2021년 하반기부터 전운으로 하락하던 러시아 증시에서 2월 우크라이나 침공까지 포지션을 청산할 시간은 충분했다”며 “국민연금과 국부펀드 총 운용규모에 비해서 작을 지 모르나 5000억원에 가까운 나랏돈이 묶여서 생기는 기회비용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재가 해제되는 즉시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운용사와 협의해 선제적으로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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