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로드맵 꺼낸 삼성전자…엔비디아에 공급 시사

      2024.10.31 18:22   수정 : 2024.10.31 21:07기사원문
삼성전자가 엔비디아·TSMC 카드로 반전을 꾀한다. 반도체(DS) 부문이 올해 3·4분기 4조원에 못 미치는 영업이익을 낸 가운데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제품인 HBM3E의 엔비디아 공급 임박을 시사하며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또 HBM 대전의 변곡점이 될 6세대 HBM4 제품을 두고는 TSMC를 비롯한 경쟁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협업 가능성을 시사하며 '적과의 동침'까지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10월 31일 김재준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3·4분기 실적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전체 HBM 3·4분기 매출은 전분기 대비 70% 이상 성장했다"며 "HBM3E의 매출 비중은 3·4분기에 10%대 초·중반까지 증가했으며, 4·4분기 HBM3E 비중은 50%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특히 메모리 업계 격전지로 떠오른 HBM3E 제품에 대해 김 부사장은 "현재 HBM3E 8단과 12단 모두 양산 판매 중"이라며 "주요 고객사 퀄테스트(품질검증) 과정상 중요한 단계를 완료하는 유의미한 진전을 확보했고, 4·4분기 중 판매 확대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언급된 주요 고객사는 엔비디아, 제품은 8단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삼성의 HBM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적극 불식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HBM4와 관련해서도 전향적인 입장을 내놨다. 김 부사장은 "커스텀(고객맞춤형) HBM은 고객의 요구사항을 만족시키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베이스다이 제조와 관련된 파운드리 파트너 선정은 고객 요구를 우선으로 내·외부 관계없이 유연하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베이스다이는 HBM의 핵심 기술로, 삼성은 그동안 자체 파운드리를 통해 조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자존심을 버리고 TSMC와의 경쟁과 협력에 나섰다"면서 "삼성전자가 HBM에 얼마나 절박한지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짚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 DS부문은 3조86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력 수익창출원인 메모리 사업은 7조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일회성 비용을 포함해 파운드리·시스템LSI 사업부의 적자가 2조원에 육박하며 수익성을 악화시켰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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