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가상자산거래소 감시 시스템 정조준
2024.11.24 15:32
수정 : 2024.11.24 15:3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금융감독원이 가상자산거래소의 감시 시스템에 대한 정조준에 들어갔다. 현재 시스템이 걸러내지 못하는 이상거래 등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봐서다. 미국 대선 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10만원달러에 육박하는 등 변동성이 커진 영향이다.
2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연내 가상자산거래소의 이상거래 감시 시스템 운영 실태를 점검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감시 시스템과 소비자 피해 예방 조치 프로세스 등을 개선할 계획이다. 가상자산 유통량이 늘어남에 따라 주문량이 많아져도 호가에 관여하는 비율이 낮아지면서 현재 이상거래 적출 기준에는 미달하지만, 이상거래가 의심되는 경우를 대비해서다.
현재 거래소들은 금감원 가이드라인에 따라 가격, 거래량 변동, 매매 유형, 시기별 시세상승률, 가장·통정매매, 고가매수주문, 주문관여율 등을 고려해 이상거래를 적출, 심리하고 있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이달 초 기존의 자체 시장감시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해 시장동향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모니터링 기능을 추가했다. 빗썸도 불공정거래를 사전 차단하고 자금 세탁을 방지하기 위한 시스템을 강화하는 한편, 자전거래 방지 시스템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금감원은 거래소들에 기존의 계량적인 기준 외에도 복합적인 요인을 검토해 적출 기준을 더욱 정교화하고 이를 내규에 반영하라고 지도할 계획이다. 소비자 피해 예방 조치도 강화하도록 지도한다. 금감원 자체로는 이상거래 적출 시스템도 개편 중이다.
현재 가상자산시장 조사업무규정에 따르면 거래소는 이상거래가 발생할 경우 이용자에 거래유의를 안내하고, 해당 이용자 또는 가상자산에 대해 거래를 중지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발생한 가상자산 '어베일' 사태에서 거래소가 이상거래를 감지하지 못하고, 이용자 보호 조치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어베일은 지난 7월 빗썸에 상장된 이후 당일 1400% 폭등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용자 보호 조치가 현장에서 잘 운영되고 있는지 점검하고, 이용자 보호를 위해 좀 더 효과적인 조치를 도입할 수 있을지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에서 1비트코인 가격은 10만달러 돌파를 목전에 뒀다. 한때 9만9850달러까지 치솟았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에서도 지난 22일 1억3877만원으로 신고가를 기록했다. 10월 말 종가(9811만2000원)보다 40% 이상 높은 수준이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