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후 정치적 불확실성 줄었지만…중소기업 "기대반 우려반"
2024.12.16 15:06
수정 : 2024.12.16 15:0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향후 수출 등 해외 사업에 있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최근 국가 신인도가 크게 떨어졌음을 몸소 경험하고 있습니다. 신용도 회복에 시간일 걸릴 것 같아 걱정입니다.
중소기업 대표들이 대통령 탄핵안 가결에 따른 기대와 우려의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16일 익명을 요구한 화장품 중소기업 대표는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킨 대통령을 헌법 절차에 따라 탄핵안을 가결한 우리나라 민주주의에 대해 해외에서 높은 신뢰를 보일 것"이라며 이같이 기대감을 드러냈다.
중소기업계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줄어들어 경제도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당분간 국가 신인도 하락에 따른 해외 수출 감소 등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정부와 국회가 함께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체력이 약한 수출 중소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을 발 빠르게 시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업계 전문가들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후 우리나라 경제가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임채운 서강대 명예교수(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는 "지난 며칠 동안 주가지수가 상승한 것은 탄핵안 가결을 예상한 시장 반응으로 보여진다"며 "이제 권한대행인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정부가 하루 빨리 정상화하고 수출과 투자 역시 안정을 되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인들 역시 반색을 드러냈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에 주력하는 A사 대표는 "지금 동남아 지역 한 국가에 출장을 와 있는데 여기에서도 한국을 무시한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최근 국가 신인도가 크게 떨어졌음을 몸소 경험하는 중"이라며 "탄핵안 가결 이후 국가 신인도 회복과 함께 해외 사업이 다시 탄력을 받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자부품을 만드는 B사 대표는 "해외 사업에 있어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언한 당시가 이미 최악이었다"며 "탄핵안 가결이 부결보다는 해외 거래처들에 있어 훨씬 긍정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시장은 불확실성을 가장 싫어하니 헌법재판소가 여론 눈치를 보며 시간을 끌지 말고 빠른 결론을 내리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일각에서는 여전히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반도체 장비를 생산하는 C사 대표는 "비상계엄 이후 탄핵 정국까지 이어지면서 우리나라가 오랜 기간 만들어온 'K반도체' 위상이 후진국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어 우려된다"며 "한국산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역시 글로벌 시장에서 신뢰를 잃을 수 있어 계속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중소기업계는 탄핵 정국을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지 여야가 서로 합의하고 경제와 민생을 살리는 방향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교수는 "탄핵안 가결 이후에도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 수출 기업들에 있어 해외 사업에 악영향이 남아 있을 것"이라며 "특히 윤석열 정부가 주도해온 원전과 방산, 조선 등 대규모 프로젝트에 참여한 기업들의 타격이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탄핵 정국에 들어서면서 수출 중소기업들에 있어 당분간 해외 사업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이라며 "수출과 관련한 민관협력을 한층 강화하고 정부와 국회가 수출 중소기업 현장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함께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한편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가용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중소기업을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오 장관은 이날 본부 간부 및 지방중소기업청장을 전원 소집해 '민생경제 상황 점검·대응 확대간부회의'를 개최한 자리에서 "우리 경제 근간인 중소·벤처기업에게 미치는 충격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중기부 및 산하기관 전 직원들이 흔들림 없이 맡은 바 책무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