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결제 받아놓고 너무하네” vs “장사 접고 무료나눔까지”
2024.12.16 07:00
수정 : 2024.12.16 07: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에 등장한 ‘선결제 문화’가 화제가 된 가운데, 일부 업주들이 선결제를 받아놓고 장삿속을 차리려 했다는 후기가 공유되고 있다. 그러자 반대로 집회 당일 선결제 물량이 모두 소진된 뒤에도 무료나눔을 이어간 가게들을 공유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선결제 김밥집서 45분 기다렸지만.. 배달주문만 음식 나가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탄핵소추안 표결이 있었던 14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은 대규모 집회인파의 운집이 예상됐다.
그러나 집회가 끝난 뒤 온라인 커뮤니티와 X(옛 트위터) 등을 중심으로 선결제를 받은 일부 가게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선결제 받은 사업장들에 대한 씁쓸한 후기'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글에서 작성자는 "지금 여의도고 집회 가기 전에 김밥이나 먹고 갈까 해서 선결제 완료된 김밥집에 갔다"라며 "내 앞에 이미 30명 정도가 서 있어서 기다리고 있는데 배달 주문이 계속 들어오더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배달 주문 들어오면 빨리빨리 만들어서 나가야지, 안 그러면 별점 깎이는 거 알지 않느냐. 그래서 선결제 주문 건은 중간중간 배달 주문 때문에 계속 밀렸다"고 이야기한 작성자는 45분을 기다렸지만 대기 손님은 겨우 5명밖에 빠지지 않았다며 "그래도 선결제 손님이 거의 50명가량 기다리고 있으면 배달 주문은 잠깐 중지할 수도 있는 거 아닐까"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 작성자는 결국 김밥을 주문하지 못하고 중간에 가게를 떠났다고 한다.
이런 상황은 선결제된 쿠키집에서도 이어졌다고 한다. "선결제해 주신 분 성함을 말하니까 (업주가) '지금 안 돼요'라고 하시더니 뒷사람 주문을 받더라"라며 "(선결제 품목이) 다 나갔다는 게 아니라 지금 손님이 몰려서 안 된다는 거였다. 사장님도 바쁘신 건 알겠는데 어쨌든 선결제도 고객이 주문한 건데 마치 거지들한테 무료 배식해 주는 것처럼 굴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선결제 혜택받는 손님에게 쿠키 나눠준 카페도
이와 반대로 좋은 후기를 공유하는 누리꾼들도 많아지고 있다. 집회 당일 “선결제건 카운트뿐 아니라 매장에 방문하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쿠키와 떡, 핫팩, 따뜻한 음료 등을 무료제공한다”라고 알린 카페나, 매장에 선결제 사실을 고지하고 “김밥 1인당 1줄씩 소진될 때까지 나눌 예정이니 집회 참가자분들께서는 꼭 들러주시기를 바란다”라고 적은 가게 등의 후기가 대표적이다.
이와 관련해 누리꾼들은 “일부 가게 때문에 선결제 문화의 의미가 흐려지는 것 같아 속상하다”, “능력이 안 되면 선결제를 받지 않아야 한다고 본다”, “그래도 좋은 의미로 동참해준 가게들을 칭찬하는 게 우선” 등 여러 가지 의견을 나누고 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