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때까지 못 잊을 사람” 택시로 전국일주한 뒤 기사님이 한 말
2024.12.17 15:25
수정 : 2024.12.17 15:5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택시로 전국을 한 바퀴 돌았을 때 비용을 알아보기 위해 나선 유튜버가 처음 만난 택시기사와 전국일주를 하는 영상이 뒤늦게 누리꾼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74세 택시기사님 "한번 해봅시다"
화제의 영상은 지난 10월 유튜브 채널 ‘고재영’에 ‘택시비 얼마나 나올까?’라는 제목으로 올라왔다. 이 채널을 운영하는 유튜버 고재영은 “지금부터 택시를 타고 대한민국을 한 바퀴 돌아볼 거다.
고재영이 계획한 택시로 전국일주는 서울역에서 출발해 해남 땅끝마을, 부산 해운대,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다시 서울역으로 돌아오는 코스다. 문제는 택시를 잡는 일이었다. 고재영은 장거리 운행인 만큼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생각에 첫 번째 목적지인 해남 땅끝마을만 이야기했으나 연달아 두 번 거절당하고 세 번째 택시를 잡았다.
고재영의 전국일주 계획을 듣고 흔쾌히 “가보자”고 수락한 해당 택시기사는 “비용이 만만치 않을 텐데, 부자냐”라고 묻기도 했다. 고재영은 “비용 걱정은 안 해도 된다”라고 거듭 강조한 뒤 “올해로 74세인 기사님은 은퇴 후 무료해서 이 일을 시작해 택시기사를 한지 6년쯤 됐다고 한다”라고 택시기사를 소개했다.
해남에서 저녁 먹고 부산서 하룻밤 함께 한 두 사람
고재영이 휴게소에서 잠시 간식을 사러 다녀온 사이 깜짝 놀란 딸에게 전화가 왔다는 택시기사는 “평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일”이라며 “운명이란 말은 쓰면 안 되지만 필연적인 만남 같다”라고 설레는 마음을 전했다. 이들은 택시로 전국일주를 한다는 점에 대해 “이런 경험은 인생에서 처음”이라고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했다.
약 400㎞를 달려 해남에 도착한 두 사람은 저녁을 먹고 곧바로 부산 해운대로 향했고 누적 택시비는 84만원을 기록했다. 해운대에서 1박을 한 두 사람은 다음날 아침 세 번째 목적지인 강원도 고성으로 출발해 6시간 걸려 통일전망대에 도착했다.
통일전망대 출입신고소가 도착 30분 전 마감돼 전망대에 들어가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 하고 두 사람은 다시 서울역으로 출발했다. 전국일주의 마지막 여정에서 택시기사는 “세계일주한 것보다 더 기분 좋다. 내가 일하면서의 기록이고 대장정을 했다는 것 자체가(좋다)”라고 소감을 전한 뒤, 서울역에 도착해 “정말 즐겁게 했다, 영원히 추억에 남을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대한민국 낭만 살아있네" 누리꾼들 잔잔한 감동
미터기를 확인한 결과, 1박2일의 택시 전국일주 동안 약 1550㎞를 달려 약 145만원의 요금이 나왔다. 고재영은 택시요금 외에 추가로 팁을 추가해 200만원 지불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카드 결제 문제로 19만원만 결제한 뒤 택시기사와 헤어졌다. 택시기사는 고재영에게 “정말 고맙다. 열심히 해서 성공하고 나를 기억하고 있으면 된다”라며 “죽을 때까지 못 잊을 사람”이라고 인사를 전했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2024년 대한민국에 아직 낭만이 살아있다는 걸 이 영상 보고 알았다”, “이게 뭐라고 이렇게 감동이지? 꼭 할아버지랑 손주랑 여행하는 느낌, 너무 보기 좋다”, “처음엔 가격만 알고 싶어 영상을 봤는데 기사님과 식사도 같이하고 구경도 같이하는 모습에 뭔가 모를 잔잔한 감동이 있다” 등의 감상을 남겼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