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좌편향' 비판했던 머스크, 직접 어린이 학교 설립
2024.12.18 15:49
수정 : 2024.12.18 15:4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과거 미국 교육이 좌편향이라고 주장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본사 근처에 취학 전 어린이를 위한 사립학교를 세울 예정이다. 일반 학교의 인종 및 성 정체성 교육을 비난했던 그는 과학과 수학 등 기초 학문 교육에 집중할 것으로 추정된다.
데일리비스트 등 현지 매체들은 17일(현지시간) 텍사스주 교육 당국을 인용해 머스크가 지난달 초에 21명의 학생을 수용하는 학교 운영 허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학교 홈페이지에는 학교의 목표가 "차세대 문제 해결자와 설계자들에게 호기심, 창의성, 비판적 사고를 기르도록 하는 것"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동시에 아이들이 현실 세계의 문제를 탐구하고 실험하고 해결책을 발견하도록 장려하는 프로젝트 기반 학습에 중점을 둔다는 안내 역시 게시되어 있다. 학교 측은 과학·기술·공학·수학(STEM)을 교육과정에 통합하는 것을 강조하는 학습 환경을 제공하며 "3∼9세의 모든 어린이에게 열려 있다"고 밝혔다.
홈페이지에 따르면 해당 시설은 올해 가을에 개원 예정이었으나 현재 운영되지 않고 있다. 현지 매체들은 머스크가 자신의 자녀나 회사 직원들의 자녀들을 입학시키기 위해 교육시설을 만들었다고 추정했다. 현지 매체들은 지난해 12월 머스크가 과학 및 기술에 집중하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대학교 설립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미 머스크는 2015년부터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의 스페이스X 사옥에서 같은 이름의 비공개 시설을 운영했으며 자신의 자녀를 비롯한 수십명의 학생을 입학시켰다. 2021년에 캘리포니아주의 테슬라 본사를 텍사스주로 옮겼던 그는 지난 7월에 소셜미디어 엑스(X)에 글을 올려 캘리포니아주의 스페이스X 및 X 본사도 텍사스주로 옮긴다고 선언했다.
그는 당시 엑스를 통해 민주당이 우세한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성 정체성 법안을 비난하며 “나는 1년 전에 (민주당) 개빈 뉴섬 주지사에게 이런 성격의 법안이 가족과 회사들이 자녀를 위해 캘리포니아를 떠나도록 강요할 것이라고 분명 말했다”며 “주 정부가 캘리포니아에서 당신의 자녀를 빼앗아 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제의 법안은 교사나 교직원이 학생의 동의 없이 학생의 성별 및 이름 변경 사실을 부모 등 타인에게 알리면 학교가 해고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이다. 머스크는 과거 캘리포니아주에서 자란 큰아들 자비에가 성전환 이후 자신과 절연하자 캘리포니아 주 정부의 교육 정책을 자주 비판했다.
머스크의 지원에 힘입어 올해 대선에서 승리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역시 올해 대선 공약집에서 교육 정책을 비난했다. 그는 "지금 하고 있는 것처럼 젊은이들에게 부적절한 인종·성·정치적 자료를 주입하는 대신, 우리 학교들은 아이들이 직업 세계에서 성공하도록 준비시키기 위해 완전히 재조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