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신도시 이주대책 "턱없이 부족" 기대보다는 불안

      2024.12.19 16:38   수정 : 2024.12.19 16:3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19일 발표한 1기 신도시 재건축 사업 이주대책과 관련, 전문가들은 분당 등 일부지역의 경우 공급부족으로 인한 전월세 가격 급등 등이 우려된다고 내다봤다. 관리처분인가 등 주요 정비사업의 일정 조정을 통해 수요 공급을 조절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선도지구간, 재건축 단지간 갈등 등 또다른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1500가구 공급으로 분당 이주대책 대응 부족

19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이날 1기 신도시 재건축 이주 지원을 위해 분당 평촌 산본에 7700가구 공급 계획을 발표했다.



가장 관심이 큰 분당 지역의 경우 성남시 중앙도서관 인근에 1500가구를 공급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 배경으로 분당의 경우 성남 원도심 정비에 따른 대규모 이주 여파(2026년)와 일시적 공급 부족(2028∼2029년)으로 입주 물량 부족이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1기 신도시 분당 선도지구 1만900가구라는 점을 감안하면 부족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1500가구 공급만으로는 한번에 공급량을 감당할 수 없다"면서 "결국 시점 분산을 위해 순차적으로 이주를 진행을 해야 되기 때문에 1차 선도지구로 지정된 곳들도 실질적으로 입주까지는 사실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선도지구 지정의 이유가 빠른 입주였던 만큼 일정에서 뒤로 밀리게 되는 주민들로부터 불만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부가 지어주는 이주주택을 두고서도 논란이 우려됐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해당 사업을 맡아 진행하는데, 그동안 LH가 추진해온 공공기여와는 결이 다르기 때문이다.

장재헌 리얼투데이 이사는 "공공 아파트는 사회적인 약자들을 위해 조성해야 하는데 일반 이주하는 사람들 때문에 공공형태로 짓는다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거기에 모든 주민에게 다 주는 것도 아니고 1500가구만 딱 주는 것에 대해 말이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월세 시장 부담 불가피...입주 시차로 갈등 우려도

무엇보다 정부의 공급계획만으로는 단기적으로 분당을 비롯해 주변 전월세 시장의 가격급등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2026년으로 예상되는 성남 원도심 이주물량과 일정부분 겹치면서 전월세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권 팀장은 "이주라는게 한번 움직이게 되면 수년간 들어오고 나가는게 반복이 되는데 이번 이주대책과 원도심 이주가 비슷한 시기에 진행이 된다면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면서 "일정 조정 등을 통해 조율해야 하는데 그렇게 된다면 그 나름대로 누가 먼저 할 것인가를 두고 갈등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장 이사도 "안그래도 비싼 지역인데 전세가격이 오르기 시작하면 주변 지역에도 동반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면서 "분당은 물론 판교, 용인 바로 앞 신분당선 라인 등의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선도지구 선정 단지간 입주시점에 시차가 발생할 경우 공사비 상승에 따른 분담금 갈등, 이주비 부담 확대 우려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이번 1기 신도시 재건축이 대규모 정비사업물량 처리라는 가보지 않은 길인 만큼 정부의 정책진행 결과를 일단은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주수요를 해당 생활권에서 자연스럽게 흡수한다는 방침은 좋다"면서 "유휴부지들에 정비사업지 등이 포함돼 있어 계획된 기간에 적절한 사업속도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한 지적이 있을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다른 대안을 제시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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