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터졌다고 ‘파시스트 경례’한 관중들, 왜?…골 넣은 선수 알고 보니
2024.12.24 11:02
수정 : 2024.12.24 13:1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이탈리아의 파시스트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의 외증손자 로마노 플로리아니 무솔리니(21·유베 스타비아)가 프로 데뷔 첫 골을 터뜨리자 관중들이 단체로 ‘파시스트 경례’를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로마노는 2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남부 나폴리의 카스텔람마레디스타비아의 로메오 멘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리에 B(2부리그) 체세나와 홈경기에서 골을 기록하며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7월 라치오에서 유베 스타비아로 임대 이적해 세리에 B에서 첫 시즌을 보내고 있는 로마노의 프로 데뷔 첫 골이다.
문제의 장면은 바로 이때 나왔다. 홈 관중들이 "무솔리니"라고 외치며 단체로 자리에서 일어나 '파시스트 경례'를 한 것. ‘파시스트 경례’는 손바닥을 아래로 한 채 팔을 비스듬히 올려 뻗는 경례 방식으로, 이탈리아를 제2차 세계대전의 참화 속으로 휘말려 들게 한 독재자 무솔리니 통치 시절에 쓰이던 동작이다.
로마노는 바로 이 무솔리니의 손녀 알레산드라 무솔리니의 아들이다. 배우 출신인 알레산드라는 전진이탈리아(FI) 소속으로 상원의원(2013∼2014년)과 유럽의회 의원(2014∼2024년)을 지냈다. 그는 이날 관중석에서 아들의 경기를 지켜봤다.
로마노는 과거 인터뷰에서 핏줄이 아니라 오로지 자신의 실력으로만 평가받고 싶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그는 "항상 편견은 존재하겠지만 내 일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이름 탓에 내 커리어가 영향을 받는다면 정말 실망스러울 것"이라며 "중요한 건 내가 경기장에서 무엇을 보여주느냐일 것"이라고 말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