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제근로자 10년간 90% 늘었다…"양질 일자리는 아직 부족"

      2024.12.24 13:48   수정 : 2024.12.24 13:4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최근 10년간 국내 시간제 근로자의 증가율이 정규직 증가율 보다 12배 가량 많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다만 근로조건은 여전히 열악해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창출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24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지난 10년(2014∼2023년)간 시간제근로자의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시간제근로자 규모는 387만3000명으로 지난 10년간 183만8000명 늘었다.

이 기간 증가율은 90.3%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정규직 근로자가 96만3000명(7.5%)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시간제근로자 증가 폭은 매우 크다.


세부 내용을 보면 지난해 시간제근로자의 70.5%가 여성이었다. 최근 노동시장에 여성 고용 자체가 크게 늘었고, 특히 시간제근로 부문에서 여성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사업규모별로는 지난해 시간제근로자의 97.2%가 300인 미만 사업체에 종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지난 10년간 증가한 시간제 일자리의 대부분(98.5%)이 300인 미만 사업체에서 만들어졌다. 이는 지난 10년간 정규직 근로자 증가분(96만3000명)의 65.4%가 300인 이상 대규모 사업체에서 만들어진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산업별로는 여성 종사자가 많은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이나 숙박·음식점업 등 저부가가치 생계형 산업에서 시간제근로자가 크게 증가했다. 반면 정규직은 정보통신업 등 고부가가치 신산업 부문에서 크게 증가했다.

학력별 비중은 대졸 이상이 29.8%, 고졸 이하가 70.2%로 고졸 이하 비중이 월등히 높았다. 이는 정규직 근로자의 학력별 비중과는 상반된 결과(대졸 이상 64.7%, 고졸 이하 35.3%)로 노동시장의 학력별 이중구조화를 시사한다. 또 자발적 사유로 시간제근로를 선택한 근로자 비중은 59.8%로 10년 전 대비 12.1%p 상승했다. 근로조건에 대한 만족으로 시간제 근로를 선택한 근로자가 많아졌는데 이는 시간제 일자리에 대한 인식이 개선된 결과로 해석된다.

10년 간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는 54만5000개로 3.2배 가량 증가하긴 했지만 전체 시간제 일자리 중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14.1%로 여전히 높지 않은 수준이다.

임영태 경총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시간제 일자리는 고용 취약계층이 노동시장에 빠르게 참여할 수 있는 기회이자, 일·가정 양립이 중요한 육아기 근로자나 퇴직 이후 경제활동이 필요한 고령자에게 상당히 효과적인 일자리가 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고착화 된 우리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로 시간제 일자리의 질적 개선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가 원활하게 만들어질 수 있도록 근로시간 유연화를 포함한 노동개혁이 차질 없이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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