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 무용론'에 한은 "올해 대출금리 하락에 가계·기업 11.3조 이자 절감"
2024.12.24 13:11
수정 : 2024.12.24 13:1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올들어 대출금리 하락에 따라 가계 및 기업이 총 11조3000억원의 이자 부담을 덜어낸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이 24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10월 잔액 기준 대출 금리는 가계대출에서 0.37%p, 기업 대출에서 0.46%p 각각 낮아졌다. 이에 따라 올해 연간 기준으로는 가계대출에서 3조9000억원, 기업 대출에서 7조3000억원 등 총 11조3000억원의 이자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한은은 "이같은 대출 이자 경감 효과가 내년에도 단기 금리와 연동된 변동금리 대출을 중심으로 추가 확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분석은 '통화 완화 무용론'에 대한 일종의 반박으로 해석된다.
한은이 지난 10월 첫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한 이후 은행 대출 금리는 0.02%p 상승했고, 수신(예·적금) 금리는 0.05%p 하락하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 2012년 7월, 2014년 8월, 2019년 7월 등 과거 세 차례의 기준금리 인하기에 은행 여·수신 금리가 첫 금리 인하 뒤 5주 평균 0.27%p, 0.20%p씩 하락한 것과 대조된다. 가계와 기업들이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체감하지 못한다는 불만이 나오는 이유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중소기업 500곳을 대상으로 ‘2024년 중소기업 금융 이용 및 애로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49.4%가 올해 기준금리 인하에도 대출금리가 변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61.2%는 내년에도 기준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한은은 "올해 장단기 시장금리가 국내외 통화정책 기조 전환 기대를 선반영해 큰 폭으로 내리면서 여·수신 금리도 기준금리 인하 전 이미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올해 1~9월 가계대출 금리는 0.59%p, 기업 대출 금리는 0.52%p, 예·적금 금리는 0.45%p 각각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은은 "기준금리 인하 결정 이전부터 이미 차주의 자금조달 비용이나 이자 상환 부담이 상당 수준 줄었다"며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원활히 파급된 것으로 평가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준금리 조정의 영향은 결정 시점보다는 그 이전에 시장에서 기대가 형성될 때부터의 변화를 함께 고려해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