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부실에 자산 파는 저축은행들..한은 "장기적으로 경영실적 개선에 부정적"
2024.12.24 13:29
수정 : 2024.12.24 13:2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저축은행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에 따른 자기자본비율 하락을 막기 위해 자산 규모를 줄일 경우 수익기반이 악화돼 장기적으로 경영실적 개선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저축은행 업권의 평균 자기자본비율은 올해 3·4분기 말 15.2%로 감독기준(7%, 총자산 1조원 이상 8%)을 상회했다. 개별 저축은행들의 자기자본비율도 모두 감독기준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자기자기자본비율은 저축은행의 위험가중자산 대비 자기자본 비율을 의미하며, 금융회사의 자본 적정성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다.
다만 일부 저축은행의 경우 올해 3·4분기말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업권 평균을 하회했으며 PF대출 부실 등으로 2022년 말 대비 하락했다.
저축은행들은 이처럼 자본비율 하락 위험이 커지자 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자산 감축으로 인해 수익기반이 약화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자기자본은 올해 3·4분기말 15조5000억원으로 2022년 말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익잉여금이 크게 감소했으나 증자 등이 이뤄지면서 감소분을 상쇄했다.
반면 위험가중자산은 3·4분기말 102조1000억원으로 2022년말 대비 15조8000억원 감소해 저축은행의 자본비율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은은 “저축은행들은 자본비율 하락 위험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대출태도 강화를 통해 신규대출을 억제하는 한편 부실채권 매각을 진행하면서 적극적인 자산 감축을 추진해 온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수익기반이 약해진 저축은행들이 금융여건 등이 완화될 경우 과도하게 위험추구 행위를 확대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저축은행 업권 전체의 유동성 대응능력은 자체 보유 유동성 규모 등을 고려할 때 양호한 수준으로 평가됐다.
자체보유 유동성은 예수금 대비 10%(중앙회 권고 기준) 이상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올해 3·4분기말에는 13.2%까지 상승했다.
다만 예금 특성에 따른 유동성 리스크 증가에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한은은 지적했다. 1년마다 원리금이 자동으로 재예치되는 회전식 정기예금이 전체 예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말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해 올해 3·4분기말 현재 25.1%를 기록하고 있다.
예금인출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비대면예금의 비중도 올해 3·4분기말 현재 33.9%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한은은 “이들 예금의 특성을 고려할 때 유사시 예금인출의 정도는 과거보다 더 커질 수 있는 만큼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