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 지은 게 결국 애물단지 됐습니다"...대출도 안 되고, 업계 '완화 건의'

      2024.12.25 14:06   수정 : 2024.12.25 14:0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빌라 임대사업을 하고 있는 A사는 보증금 반환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분양이 안 돼 전세로 운영하고 있는 데 임차인들이 보증부 월세로 바꿔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 보증금 50% 가량을 돌려줘야 하는 데 임대 부동산 담보대출도 아에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주택건설업계가 최근 정부에 ‘비 아파트 임대주택 대출요건 한시적 완화’를 건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빌라(다세대·연립) 민간 건설임대사업자들이 전세 보증금 상환을 위한 임대 부동산 담보대출 신청이 급증하고 있으나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빌라 전세시장은 정부가 지난해 5월부터 전세반환보증 가입 기준을 공시가격 150%에서 126%로 강화한 뒤 고사상태다.
화곡동 A공인 관계자는 “2억2000만원이던 빌라 전세 보증금이 현재는 126%룰로 1억9000만원 이하로 떨어졌다”며 “빌라 공시가격도 하락하면서 전세시장은 거의 멸종 상태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임차인들도 전세를 기피하고 있다. 전세사기 여파도 지속되면서 재계약 시점에 맞춰 월세로 전화해줄 것을 요구하는 사례가 폭증하고 있다는 것이 현장의 설명이다.

빌라 민간 건설임대사업자들은 적게는 수십채, 많게는 수백채를 운영하고 있다. 분양도 안 되고 공사비도 갚아야 하다 보니 전세로 운영하는 게 보통이다. 낮춰진 시세에 맞춰 보증금을 깍아 달라거나 월세로 바꿔 달라는 요구가 전국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수도권에서 빌라 임대업을 운영중인 B사 관계자는 "우리 회사가 운영중인 모든 빌라에서 보증금 일부를 돌려줘야 하는 상황"이라며 "많게는 수백억원을 지불해야 하는 회사도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임대 부동산의 담보대출은 막혀 있다. 금융기관들은 신청 법인의 재무제표 및 임대업이자상환비율(RTI) 등을 고려해 손익계산서상 영업손실 또는 RTI 1.5 미만이면 대출을 거절한다.

김형범 대한주택건설협회 정책관리본부장은 “전세로 운영하면 간주임대료 외에는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 반면 인건비, 세금, 이자비용 등 비용이 발생한다”며 “재무제표상 손실이 불가피해 보증금 상환 목적의 담보대출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빌라 민간임대주택 사업자들은 한계에 직면해 있다”며 “비 아파트 공급을 늘리기 위해서라도 RTI 요건 만으로 대출 여부를 판단하는 등 한시적 완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빌라 인허가 실적은 곤두박질 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10월 기준으로 전국 다세대·연립 인허가 물량은 2022년 3만9167가구에서 2023년 1만2716가구로 줄더니 올해는 9038가구를 기록하고 있다.
서울은 2022년 1만4212가구에서 올해는 2444가구로 83% 감소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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