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슈타인마이어 폭군"...독일 정치 관여 점입가경

      2025.01.01 06:00   수정 : 2025.01.01 06: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독일 극우 정당을 지지하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독일 정치인들이 설전을 이어가고 있다.

독일 일간 벨트에 따르면 머스크는 30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옛 트위터) 계정에 "슈타인마이어는 반민주 폭군이다! 부끄러운 줄 알라"고 적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지난 27일 조기총선을 발표하면서 "얼마 전 루마니아 선거처럼 은밀하든, 최근 플랫폼 엑스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지듯 노골적이든, 외부 영향력은 민주주의에 위협"이라고 말한 바 있다.

독일 대통령은 의회 해산과 각료 임면 등 권한을 형식적으로 행사하지만 실권은 없는 상징적 국가 원수다.

머스크는 최근 독일 주간지 벨트 암 존탁에 '극우 성향의 독일대안당(AfD)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글에서 머스크는 "AfD가 극우로 묘사되지만, 기득권층에게 외면당하는 많은 독일인이 공감할 수 있는 정치적 현실을 다루는 정당"이라며 "극우 정당으로 묘사하는 건 명백한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또 AfD의 유럽연합(EU) 탈퇴와 반(反)이민 정책 등을 지지하기도 했다. AfD는 지난 2013년 설립된 신생 정당이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19%의 지지율을 얻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때 나치 친위대 옹호 발언을 했다가 유럽 극우정당 모임인 '정체성과 민주주의'(ID)에서 퇴출당한 전력이 있다
독일의 제1야당인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대표는 29일 독일 푼케미디어 그룹과의 인터뷰에서 머스크의 기고문에 대해 "주제넘은 허세"라며 "서구 민주주의 역사상 우방국의 선거 운동에 (머스크처럼) 개입한 사례가 비슷하게라도 있었는지 기억도 안 난다"고 비판했다.

머스크는 테슬라가 독일에 전기차 생산공장을 운영하기 때문에 독일 정치에 대해 공개적으로 발언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올라프 숄츠 총리는 31일 신년사에서 "독일이 어떻게 나아갈지는 시민이 결정한다.
소셜미디어 소유주가 결정하는 게 아니다"라며 머스크를 우회 비판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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