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이 관할업체 청첩장 돌려 축의금 받으면 뇌물”

      2013.12.16 17:40   수정 : 2014.10.31 10:07기사원문
공무원이 감독하고 있는 관할업체에 청첩장을 돌려서 축의금을 받으면 뇌물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지도·감독 대상인 업체들로부터 축의금 명목으로 금품을 받은 혐의 (뇌물수수) 등으로 기소된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공무원 김모씨(57)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2000만원 및 추징금 1248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유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6일 밝혔다.

대법원은 "김씨는 지도점검 대상업체에 대한 위반사항 등 조사에 관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며 해당 업체 관계자들에게 청첩장을 보내 축의금을 받은 것은 직무의 대상이 되는 사람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이어 "해당 업체 관계자들은 축의금을 내지 않은 경우 받을 수 있는 불이익을 우려하거나 김씨와의 원만한 관계 형성을 통한 업무상 편의를 기대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으므로 이 축의금은 직무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볼 수 없다"며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한 원심은 뇌물죄에 있어 직무관련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판단했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산업안전과장으로 근무하던 김씨는 관할 사업장의 산업안전보건법령 위반사항에 대한 조사 등을 수행해왔다.


그러던 중 2010년 11월 모 사업장 근로자들의 건강검진 미수검 사실을 무마해주는 대가로 300만원을 받은 것을 비롯해 수십 차례에 걸쳐 골프와 식사접대로 720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또 업체 관계자 수십명에게 딸 결혼식 청첩장을 보내고 축의금으로 530여만원을 수수한 혐의도 받았다.

이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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