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혈관 전문의' 세종병원 신경외과 권기훈 과장 "뇌혈관질환 골든타임 3시간 內 치료 중요"
2015.10.11 17:10
수정 : 2015.10.12 11:04기사원문
"날씨가 추워지면 생활습관병이 있는 사람들은 뇌혈관질환을 주의해야 한다.특히 뇌질환 발생시 골든타임인 3시간내 환자를 병원에 데리고 와야 한다." 심장전문병원 세종병원 신경외과 권기훈 과장(사진)은 추운 날씨가 혈관을 수축시켜 뇌혈관 질환을 발생시킨다며 추위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젊은 사람이 생활습관병을 가지고 오랫동안 생활했다면 혈관에 염증이 생겨 딱딱해졌을 수 있기 때문에 더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권위의 뇌혈관질환 전문의인 권 과장에게 뇌혈관 질환의 치료와 예방에 대해 들어봤다.
―날씨가 추워지면 뇌혈관 질환자들이 왜 늘어나나.
▲겨울철로 바뀌는 환절기에는 체온이 낮아지면서 특히 말초혈관이 수축하게 된다. 이 때 몸의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혈압이 높아지게 된다. 심장에서 혈압이 높아지면 주로 0.1mm 미만의 가는 혈관이 쉽게 터질 수 있다. 또 새벽에는 호르몬의 영향으로 혈압이 높아진다. 이 때문에 추운 겨울 아침에 갑자기 나갔다가 뇌혈관 질환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나이가 많은 경우에는 온도 조절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추운 날씨에는 주의해야 한다.
―뇌혈관이 터지는 원인은.
▲뇌혈관 질환은 우리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서 그 부분의 뇌조직이 손상되는 것이다. 급성의 경우에는 뇌혈관 동맥류(혈관꽈리)가 파열되면서 지주막하출혈이 발생하게 된다. 또 만성의 경우에는 고혈압, 고지혈증 등 생활습관병으로 경동맥이 좁아지면서 발생하게 된다.
―뇌혈관이 터진 후 응급실에 오면 어떤 조치를 취하게 되나.
▲뇌혈관이 막히면 골든타임이라고 불리는 3시간 이내에 응급실에 도착해야 생명을 구할 수 있다. 최대 4시간 30분 전에 도착하면 혈전용해제로 막힌 혈관을 뚫어주게 된다. 혈전용해제는 의식수준, 응시, 시야, 안면마비, 사지의 근력, 운동실조, 감각, 언어, 구음장애, 무시, 상지의 원위부 운동을 측적하는 14개 항목을 판단하는 점수인 NIHSS에 해당되면 실시한다. 하지만 성공률이 30~40%에 불과하다. 이후 직접 뇌혈관 부위에 실시하는 뇌혈관 중재술을 시행할 수 있다.
―뇌혈관 중재술은 어떤 시술인가.
▲뇌혈관 중재술(신경중재술)은 사타구니 부위의 대퇴동맥에 2mm 가량의 가늘고 긴 관(카테터)를 삽입해 대동맥을 통해 뇌혈관에 접근한 후 조형제를 주입해 혈관영상을 보면서 막힌 곳을 뚫어주는 것이다. 성공률도 80~90%에 달하고 합병증이 적고 회복기간이 빨라 퇴원을 앞당길 수 있다.
―막힌 곳은 어떻게 뚫어주나.
▲뇌혈관이 혈전에 의해 갑자기 막히면 회수성 스텐트를 이용해 혈전을 몸 밖으로 꺼낼 수 있다. 뇌혈관이 서서히 좁아져 생긴 뇌경색은 스텐트를 넣어 좁아진 부분을 넓혀주고 혈관 내 혈전이 혈류를 통해 흐르지 않도록 잡아준다. 뇌혈관동맥류(꽈리)가 터져서 지주막하출혈이 발생하면 코일을 이용해 터진 부위를 막아준다.
―혈관용해제나 뇌혈관 중재술을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나.
▲나이가 많아 혈관이 굳어있고 뇌압이 높아진 경우에는 머리를 열고 수술하는 개두술을 할 수 밖에 없다. 뇌 혈관은 1mm 미만의 가는 혈관이 많아 조심해야 한다. 뇌혈관이 터지면 뇌척수액이 흐르는 지주막하공간에 혈액이 퍼져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뇌혈관 질환을 예방하려면.
▲뇌혈관 질환은 발병하면 후유증이 남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특히 예방이 중요하다. 뇌졸중이 생기기 전에 고혈압, 당뇨병 등 생활습관병을 예방하고 스트레스, 흡연 등 위험인자를 관리해야 한다. 특히 60세 미만이라도 고혈압, 당뇨병 등 생활습관병이 있으면 위험하다. 장기 두통이 있거나 어지럼증, 말이 어눌해지거나, 한 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시야가 흐려진다면 빨리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추운 날씨에는 몸이 적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여러 겹의 옷을 껴입고 나가서 적응되면 한 겹씩 벗도록 하는 등 추위에 적응하는 습관을 잘 들여야 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