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핀크스CC, 눈 들면 산방산 산세.. 내려 보면 서귀포 앞바다

      2017.07.20 19:37   수정 : 2017.07.20 19:37기사원문

골프장이 위치한 해발 400~450m의 완만한 중산간 산세, 백록담이 생기면서 사라진 한라산 정상이 이동해왔다는 전설이 있는 봉긋한 산방산, 그리고 한반도의 막내 마라도를 기준점으로 약간은 덜 당겨진 활시위처럼 동그랗게 그려진 서귀포 앞바다 수평선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니 더욱 그런 느낌이 든다.

■국내 최초로 세계 100대 코스에 선정

핀크스CC는 1998년 9월 대중제인 노스코스 9홀(파36.3197야드)을 먼저 개장했다. 그 이듬해 회원제 이스트-웨스트코스 18홀(파72.7361야드)을 오픈하면서 국내 골프장 업계는 말할 것도 없고 골퍼들 사이에서 일대 센세이션을 일으키게 된다.

프레스티지 고객을 타깃으로 하는 진정한 회원제 골프장의 진수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한국의 골프장은 핀크스 이전과 이후로 나뉘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핀크스CC는 세계 100대 골프장인 미국 사하리CC, 하와이 코올리나GC 등 전 세계 170여개 명문 골프 코스를 설계한 시어도어 로빈슨의 마지막 작품이다. 로빈슨은 원지형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고 홀마다 다른 전략을 구사할 수 있게 해 18홀 내내 지루하지 않게 플레이 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코스를 설계했다. 코스 콘셉트는 자연과의 동화(Natural Beauty), 유연하고 다양하게(Flexibility), 감명 깊은 추억(Memorability)이다. 이런 우수성을 인정받아 2005년에는 우리나라 골프장으로는 최초로 세계 100대 골프코스에 선정되기도 했다.

■정교한 퍼팅 요구되는 유리알 그린

핀크스 코스는 모든 코스 설계자들이 교과서라 여기는 정석 코스라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첫째 안정적인 레이아웃이다. 그러면서도 페이드, 드로우 구질을 동시에 요구하는 균형감이 있다. 파3홀은 거리(145~180야드)와 구성(헤저드, 크릭, 슬로프)이 모두 다르다. 파4홀은 두번째 샷 지점에서 그린 높낮이가 1.5~13m로 매 홀마다 다르게 구성돼 있다. 동일 거리라도 다른 클럽을 사용해야 하는 이유다. 파5홀은 티잉 그라운드 선택에 따라 난이도의 다양성을 경험할 수 있다.

두번째 이유는 반전의 묘미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이스트 코스는 자연지형을 그대로 살린 부드러운 곡선미의 여성적 코스인 반면, 웨스트 코스는 다채로운 경사도가 있어 홀을 진행할수록 점점 핸디가 상승하는 도전적인 남성적 코스다.

코스 정석인 마지막 이유는 빠른 그린 스피드다. 그린 스피드를 연중 평균 3.0~3.2m/s 이상으로 유지하고 있다. 일명 유리알 그린에다 한라산과 바다를 배경으로한 마운틴, 오션 브레이크까지 있어 정교한 퍼팅이 요구된다.

■노천 온천탕을 보유한 클럽하우스

클럽하우스는 한국계 일본인인 세계적 건축가 이타미 준이 설계했다. 따라서 자연적 소재를 최대한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건물은 제주 중산간의 오름과 한라산의 산세와 조화되도록 배치했다. 클럽하우스는 올 상반기에 이타미 준의 설계 콘셉트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락카와 사우나 등에 대해 대대적 리모델링을 단행했다. 핀크스 클럽하우스의 백미 중 하나는 레스토랑 창밖으로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산방산, 송악산, 마라도 등 제주의 풍광을 한 눈에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노천 온천탕도 핀크스만의 자랑이다. 온천수는 지하 2001m에서 뽑아 올린 국내 유일의 아라고나이트 온천이다. 용출 온도가 42도인 미네랄이 풍부한 탄산 고온천이어서 피부질환, 피로회복, 성인병 예방에 탁월한 효과가 있어 플레이어들에게 인기다.

부대시설로는 제주도가 선정한 7대 건축물 중의 하나인 26실 규모의 부티크 프리미엄급 포도호텔과 가성비 좋기로 소문난 41실 규모의 디아넥스 호텔, 그리고 국내 최고급 하이엔드 레지던스인 비오토피아가 있다. 특히 디아넥스에는 아라고나이트 온천탕과 수영장, 그리고 미니골프장, 국제규격의 실내 테니스장, 스크린골프·탁구·당구 등을 즐길 수 있는 스포츠홀, 1000권이 넘는 도서가 구비된 북카페와 회의실 등을 갖추고 있어 가족 또는 단체 모임 장소로 인기다.

■페어웨이 벤트그라스로 바꿔 옛 명성 재현

핀크스는 2000년대 중반부터 경영난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제주도 골프장의 공급과잉과 입회금 반환 시기가 겹친 것이 원인이었다. 그러면서 코스관리에 대한 투자가 줄어 들었다. 켄터키블루로 조성된 페어웨이를 비롯한 코스 곳곳에는 새포아를 비롯한 이종 잔디가 급속도로 퍼졌다. 설상가상으로 간절기에 페어웨이 잔디가 녹아내리면서 핀크스의 명성은 점차 사라져갔다.

그런 핀크스가 지난 2010년 SK그룹이 인수하면서 옛 영화 재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먼저 코스 잔디에 대한 대대적 개선작업에 들어갔다. 페어웨이를 켄터키블루에서 벤트그라스로 개종했다. 2015년 하반기에 이스트 9홀, 2016년 하반기에 웨스트 9홀 페어웨이를 전면적으로 바꿔 현재는 최상의 페어웨이 컨디션을 자랑하고 있다. 내년 4월까지는 노스 코스 페어웨이도 벤트그라스로 바꿔 완벽한 27홀 운영 체계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오는 10월 KLPGA투어 SK핀크스 클래식 개최

핀크스는 오는 10월 KLPGA투어 SK핀크스 레이디스 클래식을 개최한다. 대회 유치는 2013년 SK텔레콤오픈 이후 4년여만이다. 2000년대 초반의 모습을 복원했다는 자신감의 발로다. 핀크스는 개장 이후 유러피언투어 발렌타인 챔피언십, 핀크스컵 한일대항전, 그리고 SK텔레콤오픈의 성공적 개최를 통해 국제적인 토너먼트 코스로 인정을 받은 바 있다.
이번 대회 개최는 한 마디로 과거의 명성을 되찾는 모멘텀인 셈이다. 이는 곧 한국을 대표하는 프리미엄 회원제 골프장 입지를 구축한다는 의미다.
또한 여기에 그치지 않고 포도호텔, 디아넥스호텔을 아우르는 핀크스 리조트 전체가 국내 최고 수준의 프레스티지 리조트로 도약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나 다름없다.

golf@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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