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보복 갑질'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
2018.01.31 13:39
수정 : 2018.01.31 13:39기사원문
최근 가맹점주에 대한 보복 출점 등 이른바 '갑질' 혐의로 기소된 미스터피자 창업주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의 혐의가 법원에서 대부분 무죄로 판단돼 논란이 일었다. 가장 논란이 큰 대목은 가맹점주에 대한 정 전 회장의 행위 및 이에 대한 법원 판결이다.
2016년 6월 미스터피자 가맹점주협의회장 출신의 이모씨는 미스터피자에서 탈퇴한 가맹점주 10여명을 모아 '피자연합'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다.
그러자 미스터피자 본사는 거래처에 "피자연합에는 치즈·소스를 공급하지 말라"고 압력을 가했고 동인천역점과 이천점에서 각각 150m, 60m 떨어진 곳에 직영점을 냈다는 것이 검찰 수사 결과다. 이에 견디다 못한 이씨는 결국 지난해 3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한다. 그러나 법원은 보복 출점을 두고 "자유로운 경쟁 과정에서 나온 출점"이라고 판단했다.
이같은 법원의 판단에 대해 관련 법이 미비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가맹거래법이나 하도급법에서 원사업자의 '갑질'을 막는 규정이 있지만 처벌 강도나 빈틈이 많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실제 하도급법 제19조(보복 조치의 금지)에서 원사업자는 수급사업자에게 거래의 정지나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했지만 처벌 수위가 미미하고 실제 하도급업체가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 협조한다는 이유로 겪는 보복은 처벌할 수 없었다.
국회는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을 지난해 12월 통과시켰다. 개정 법률은 이달 16일 공포됐으며 그로부터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된다.
개정 하도급법에 따르면 앞으로 원사업자나 가맹본부가 하도급업체, 또는 가맹업체에 대해 보복하면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적용돼 3배의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 또 공정위 조사에 협조했다는 이유만으로 보복하는 행위도 새로운 위법 행위라고 명시했다.
개정 가맹거래법은 가맹본부가 가맹점주와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영업지역을 변경하는 행위도 법률 위반 행위로 규정했다. 이런 행위는 시정명령이나 과징금 부과 조치 대상이 된다. 아울러 가맹본부의 법 위반 행위를 공정위에 신고하거나 제보하고 증거자료를 제출한 사람은 포상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백광현 변호사(법무법인 바른)는 "그동안 가맹점주는 보복이 두려워 가맹본부의 '갑질'을 신고하지 못했다"며 "앞으로 공정위 협조에 대한 보복도 위법행위가 된 만큼 갑질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백 변호사는 이어 "징벌적 손해배상이 3배가 적용돼 가맹본부 갑질에 대한 억제 효과가 생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