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허리띠 졸라매는 가계, 소득 늘어나도 지갑 안연다
2018.10.22 17:25
수정 : 2018.10.22 17:25기사원문
우리나라 가계소비가 최근 14년간 소득증가율을 따라가지 못하는 소비침체 현상이 장기화 국면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화와 주거비 상승이 소비위축을 부추긴다는 분석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003~2016년 14년간 가계동향분석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내 가계소득 증가 대비 소비비중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분석에서 2003~2016년 가구 평균소득은 263만원에서 440만원으로 67.2% 증가했다. 이 가운데 공과금 등 비소비지출을 제외한 가처분소득은 평균 218만원에서 359만원으로 64.3% 늘었다. 반면 소비지출은 170만원에서 255만원으로 50.0% 증가에 그쳤다. 가처분소득보다 소비지출의 증가가 더딘 것은 최근 들어 더욱 두드러졌다. 실제로 가처분소득은 2011년 5.5%, 2012년 6.4%, 2013년 1.9%, 2014년 3.5%, 2015년 1.9%, 2016년 0.7%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소비지출은 4.6%, 2.7%, 0.9%, 2.8%, 0.5%, 마이너스(-) 0.5%로 각각 조사됐다.
저소득층일수록 소득증가에 따른 소비 증가가 더딘 것으로 파악됐다. 2003~2016년 소득 하위 1분위의 가처분소득은 58.8% 증가하는 동안 소비는 38.1% 증가에 그쳤다. 반면 소득 하위 5분위는 가처분소득이 64.5% 증가했고 소비지출도 52.7% 늘었다.
2003~2016년 소비지출이 크게 증가한 것은 보건의료(5.0%→7.0%), 주거·수도·광열(9.9%→10.7%), 가정용품과 가사서비스(3.5%→4.3%)였다. 이에 비해 통신비(7.4%→5.6%), 식료품(15%→13.7%), 의류·신발(6.6%→6.2%) 등은 소비비중이 감소했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소득증가에 비해 소비증가 폭이 낮은 것은 소비성향 하락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가계의 소비를 진작할 수 있는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