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로 누리는 오감의 즐거움, 홍콩 여행
2019.05.15 11:49
수정 : 2019.05.15 11:49기사원문
여행의 즐거움이 꼭 씀씀이에 비례하는 건 아니다. 지갑이 가벼워도 몇 배의 즐거움을 발견하고야 마는 것이 여행의 고수 아닐까? 홍콩에서도 마찬가지다. 가벼운 지갑으로도 꼭 누려야 할 것들만 쏙쏙 선택할 수 있는 ‘갓성비’ 홍콩 여행 코스를 안내한다.
입 안을 달콤하고 진하게 채우는 홍콩식 밀크티, 국내에서는 도저히 구할 수 없는 화장품 쇼핑, 인스타그램에서 두고 두고 자랑할 한 컷을 남길 애프터눈티 시간, 저렴한 가격으로 칵테일을 즐길 수 있는 해피 아워까지 즐긴다.
권용집 홍콩관광청 지사장은 “홍콩관광청은 젊은 여성층, 40대 여성층, 그리고 가족여행층을 대상으로 "도시속의 휴식"과 "가성비를 즐기는 홍콩여름 여행" 이라는 주제로 온·오프라인 미디어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블로그 등 모든 디지털 채널을 이용해서 소비자의 홍콩 여행 붐을 조성하고. 여행사와 항공사와는 이를 소재로 한 상품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홍콩의 식사와 티타임 핫스팟
침사추이의 호주우유공사는 현지인들 사이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차찬텡이다. 차찬텡은 홍콩식 찻집을 이르는 표현이다. 영국의 식재료와 조리법을 광둥식으로 재해석한 독특한 메뉴들이 많은데, 홍콩 사람들의 소울 푸드를 맛볼 수 있는 기회라 봐도 좋다. 호주우유공사는 저렴하고 푸짐한 토스트로 인기를 얻었는데, CNN에 소개될 정도로 유명세를 탔다.
아침에 방문한다면 버터를 곁들인 빵과 마카로니 수프, 달걀 요리, 밀크티를 맛볼 수 있는 브렉퍼스트 세트를 선택해보자. 더욱 특별한 경험을 해보고 싶다면 달걀과 설탕, 아몬드 향을 섞어 만든 푸딩 ‘스팀 에그 푸딩 위드 아몬드 플레이버’를 주문해도 좋다. 호주우유공사의 대표 메뉴다.
센트럴의 유서 깊은 거리 더델 스트리트에 위치한 스타벅스 컨셉트 스토어 또한 커피를 좋아하는 여행자들을 위한 인스타그램 핫스팟이다. 매장의 깊숙한 안쪽으로 들어서면 빈티지 소품들, 타일로 장식한 벽, 옛날 포스터로 1960년대 홍콩 찻집의 낭만을 재현한 코너가 등장한다. 그야말로 홍콩식 뉴트로랄까.
사진 찍기 가장 좋은 자리를 선점하고 에그타르트나 파인애플 번을 맛보도록 하자. 커피 대신 홍콩식 밀크티를 제대로 맛보고 싶다면 소호의 오래된 차찬텡 란퐁유엔으로 향하자. 1951년 문을 연 이곳은 비단천을 필터로 우려내는 홍콩식 밀크티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입 안 가득 단맛이 부드럽게 흐르는 밀크티를 한 입 머금은 후, ‘백종원 프렌치토스트’로 유명해진 란퐁유엔의 프렌치토스트를 함께 맛보자. 달걀을 입혀 구워낸 토스트에 버터와 메이플 시럽을 얹어 먹는다. 쌉싸름한 밀크티와 더없이 어울린다.
■득템의 천국, 쇼핑몰
홍콩은 몰의 도시다. 저마다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쇼핑의 성지들 가운데 ‘득템’의 핫플을 단 하나 고른다면 어디일까? 홍콩 젊은이들의 번화가 코즈웨이베이의 소고 백화점이라 답해야겠다.
지어진 지 오래되었고 복잡한 쇼핑 몰이지만, 이곳에는 구찌 코스메틱 숍이 위치해 있다. 패션 명품 브랜드 구찌의 화장품 라인인데, 아시아 전역에서 오직 홍콩과 마카오에만 입점해 있다. 세련된 패키지와 구찌의 브랜드 컬러를 그대로 옮긴 색조 화장품들이 매력적이다. 코즈웨이의 랜드마크 타임스퀘어에서 보도로 5분 거리에 위치한다.
■인스타그램 좋아요 폭주, 홍콩 최고의 포토 스팟들
홍콩에는 애프터눈 티 명소가 셀 수 없이 많다. 그 중 가장 특이하고 놀라운 한 컷을 남길 수 있는 장소는 랜드마크 쇼핑몰에 살며시 숨어 있는 닥터 펀즈 진 팔러다. ‘닥터 펀의 진료실’이라는 팻말이 붙어있지만 사실 약국을 콘셉트로 삼은 술집 겸 카페다. 나무를 그대로 베어낸 듯 독특한 플레이트 위에 굴 크림과 철갑상어 알 등을 올린 감각적인 애프터눈 티 세트는 이곳의 명물. 좁고 긴 글라스에 오렌지 껍질과 딸기, 식용 꽃 등 향기로운 재료들을 화려하게 장식한 진 토닉을 함께 홀짝여봐도 좋겠다.
홍콩섬의 올드타운 센트럴은 낡은 건물 가득 그려진 색색의 벽화들로 여행자의 발길을 멈춰 세운다. 그런데 요즘은 센트럴 서쪽 사이잉펀 역 부근의 아트 레인이 대세다. 전세계에서 온 공공미술 화가들과 그래피티 아티스트들이 키링레인을 비롯한 좁은 골목들을 아름다운 그림으로 물들였다. 핑크빛 벽면 가득 피어난 열대 꽃과 조류, 벽 바깥으로 튀어나올 듯 생생한 트램의 모습, 아기자기한 쇼윈도 그림 등 사진을 찍어줄 동행이 없다면 셀카라도 어떻게든 남기고 싶게 만드는 매력이 가득하다.
벽화 앞에서 인생샷을 남겼다면, 소호와 셩완 일대의 멋진 바에서 해피 아워를 즐겨보자. 많게는 평소보다 절반 정도 할인된 가격으로 칵테일을 즐길 수 있다. 하와이식 칵테일과 멋진 음악, 남국의 무드를 즐길 수 있는 호니호니 티키 칵테일 라운지의 해피아워는 월요일부터 금요일 사이 오후 4시부터 7시까지, 셩완의 힙플로서 기발한 칵테일을 선보이는 바 미세스 파운드의 해피아워는 월요일부터 금요일 사이 오후 5시부터 7시까지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