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규제회피 '꼼수' 그림자 금융 늘렸다

      2019.05.28 17:53   수정 : 2019.05.28 20:30기사원문

대표적인 '그림자 금융'으로 꼽히는 단기 유동화증권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유동화 기업어음(ABCP),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 등은 발행조건에 따라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가 없어 단기 유동화 시장이 규제를 피하려는 기업들의 자금조달 창구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ABCP와 ABSTB 등 단기 유동화증권 발행잔액은 올해 3월 말 기준 138조7300억원을 넘었다.

지난 2015년 말 90조4100억원, 2016년 말 114조1300억원, 2017년 말 121조원, 2018년 말 138조3900억원 수준으로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ABS를 포함한 전체 유동화증권 발행잔액(182조원)의 76%가 단기성 부채인 셈이다.
문제는 단기 유동화증권의 경우 발행시장의 특성에 따라 대부분 사모로 발행된다는 점이다.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하는 의무가 없다.

ABCP의 경우 특정금전신탁에 편입되거나 투자자가 50인 이상인 경우, 1년 이상으로 발행되는 경우에만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가 있다. 이에 ABCP의 경우 만기는 1년 이내 상품에 집중됐다. ABSTB 역시 3개월 미만으로 발행할 경우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가 없다. 이에 따라 ABSTB는 3개월 이내의 발행물에 몰린 상황이다. 채권 전문가들은 "간접금융 혹은 직접금융 시장에서 자금조달이 어려운 기업들이 규제를 회피할 목적으로 유동화 시장을 찾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증권신고서 발행으로 재무상태 공개가 되면 기업들이 발행금리를 낮춰 부를 수 있는 여지가 줄어들 수 있고, 발행규모를 제한받을 가능성도 있다.

증권신고서 등을 제출해야 하는 ABS 발행잔액은 감소추세다. ABS는 2015년 말 약 63조원이었으나 올해 3월 말 43조원 수준으로 줄었다.


최근 규제 사각지대인 단기 유동화증권을 중심으로 비우량 신용도를 가진 기업들이 부채를 확대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3월에는 1원 넘는 아시아나항공 유동화증권(發) 디폴트 우려가 불거졌다.
해외 기업들이 국내 시장에서 넓히고 있는 유동화 시장도 잠재적 위험 요소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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