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토니아 합창축제 150주년..1천 합창단등 9만명 공연

      2019.07.08 08:36   수정 : 2019.07.08 08:36기사원문
【발레타(에스토니아)= AP/뉴시스】 에스토니아 탈린에서 7일 저녁(현지시간) 열린 150차 합창축제에서 9만명이 함께 노래하고 있다. 1980년대 말 금지곡들을 부르며 소련에 항거해 독립을 쟁취한 에스토니아는 이 날 발틱 3국이 함께 '노래 혁명'을 완수한 기념으로 성대한 축제를 벌였다.
【탈린(에스토니아)= AP/뉴시스】차미례 기자 = 에스토니아의 수도 탈린에서 7일 저녁(현지시간) 열린 소비에트에 저항하는 음악축제 150주년 기념공연에 수 십만명이 참가해 엄청난 음악의 향연을 벌였다.



5년마다 열리는 이번 에스토니아 노래와 춤기념공연 ( The Estonian Song and Dance Celebration )에 참가한 합창단만도 1000개이며 700개의 무용단과 3만 50000명의 가수들, 총 9만여명의 참가자들이 수도 탈린으로 모여들었다.

1869년 당시 성가대와 합창단의 노래로만 시작된 이 축제는 구 소련에 저항하는 에스토니아 독립운동의 일환으로 생긴 것이지만 올해에는 특별히 150주년을 맞아 "나의 조국, 나의 사랑"이란 주제로 애국적인 초기 노래들이 많이 무대에 올랐다. 에스토니아 국민들에게는 이 축제가 국민적 정체성과 애국심을 확인하는 행사로 각인되어 있다.

50년 가까이 소련의 점령을 겪은 에스토니아에서는 전통적인 민요나 애국적인 노래들이 모두 금지곡이 되었고, 사람들은 이런 노래들을 저항의 행동으로 더욱 즐겨 불렀다.

특히 1980년대 말에는 일부러 중요한 저항가요들을 많이 불렀다.
이들의 "노래 혁명"은 1991년 정식 독립을 가져왔다. 유엔산하 문화단체인 유네스코는 에스토니아의 민속가요 축제와 발틱 국가인 라트비아, 리투에니아의 비슷한 가요제등을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하고 노래와 문화의 힘을 보여준 사례로 인정했다.

(출처=뉴시스/AP)
올해 축제에 참가해서 노래를 부른 사람들의 절반은 30세 이하로, 독립국가 에스토니아에서만 살아본 연령대이다. 하지만 노래가 전해주는 깊은 감동과 의미는 합창단의 젊은이와 어린이들에게도 그대로 느껴진다고 했다.

"어떤 노래들은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자마자 감정이 격해지고 저절로 눈물이 흘러내려요"라고 거대한 혼성합창단에 참가한 18세의 로비 핀타는 말했다.

이 날 합창 축제에서는 흑백과 파랑색의 에스토니아 국기가 무대를 장식하고 노래하는 사람들은 모두 전통의상을 입었다. 객석에서는 쉴새 없이 "에스티!" "에스토니아!"를 외치는 함성이 터져나왔다.

이 날 축제는 즐겁고 흥겨운 분위기였으며, 유럽의 다른 지역에서 흔히 뒤따르는 국수주의나 극우파 시위 같은 것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출처=뉴시스/AP)
23세의 요아나스티나 탈리베레는 " 우리 세대에게 애국심은 일종의 감정이며, 오늘 여기 와있는모든 사람과 하나가 된다는 그런 감정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 감정은 에스토니아 인만 느끼는 건 아니었다.. '노래혁명 " 시대에는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에니아의 200만명이 발틱 국가들을 점령하고 있는 소련에 항의하는 의미에서 무려 600km에 달하는 인간 띠 잇기 행사를 벌이기도 했다.


에스토니아인들은 "우리가 자유를 쟁취한 것은 노래의 힘"이라고 말하기 좋아한다. 이 날 축제에 참가한 20대 들도 "누구나 다 그렇게 믿고 있다.
우리는 나라의 독립과 자유를 위해서라도 노래의 힘을 존중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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