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나 '그립' 대표 "코로나로 수출 막힌 천혜향·한라봉, 동영상 라이브로 판매"
2020.05.05 16:49
수정 : 2020.05.05 18:49기사원문
최근 서울 효령로 그립 본사에서 만난 김한나 대표는 "글, 사진을 보고 구매하는 기존 쇼핑과는 달리 그립은 동영상을 통해 판매자와 소비자 양방향으로 소통을 해 신뢰도를 높인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 2018년 8월 설립된 그립은 국내 첫 라이브 커머스(실시간 동영상 판매) 플랫폼으로 홈쇼핑 방송과 비슷하다.
네이버에서 스노우 앱을 기획하는 등 마케팅을 전담하던 김 대표는 "중년 세대가 홈쇼핑에 익숙하다면 2030 세대는 모바일과 동영상 쇼핑에 익숙하다는 점에서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창업배경을 설명했다.
그립에서는 AK백화점 입점 숍 매니저, 지방 소상공인 등 1850여개 판매자(기업)가 티셔츠, 고구마 등 1만6000여 상품을 판매한다.
김 대표는 "판매자-소비자 실시간 대화 덕분에 14개월간 그립 반품률은 약 1%에 불과하다"면서 "이는 소비자-판매자 신뢰가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판매자는 얼굴을 공개하고 소비자로부터 왜 다른 곳이 더 싸냐는 등 난감한 질문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그립이 언택트 트렌드에 적합하다고 자신했다. 실제 코로나19로 오프라인 소비가 위축된 상황에서 그립이 온라인에서 새 판로 역할도 했다.
실례로 그립 내 판매자 코코마켓은 국내 과일을 해외 오프라인 마켓에 수출하는 업체다. 코로나19로 비행기가 뜨지 못해 매출이 95%이상 감소했다. 코코마켓은 수출길이 막혀 팔지 못한 천혜향과 한라봉을 그립을 통해 그립 유저들에게 라이브로 3t 가량을 판매했다.
김 대표는 "코로나19 여파가 확산되면서 오프라인 판매자들이 대거 그립을 이용하고 있다"면서 "보배라는 의류 판매자는 코로나19로 인해 그립에서 소비자 스타일링을 도왔는데 오프라인보다 매출이 더 증가했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그는 이어 "그립의 비전은 'Everyone can sell'(모든 사람은 팔 수 있다)이다. 모든 사람이 손쉽게 물건을 팔 수 있는 전 국민 1인 미디어 커머스를 만들고 싶다"면서 "진정성 있는 판매자가 수익을 내는 플랫폼 역할을 하겠다.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1인 미디어 플랫폼 '넘버 원'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현재 그립의 임직원 수는 22명, 이중 11명이 서비스 개발·디자인 전문가다. 그립은 인공지능(AI) 기반으로 서비스를 고도화해 소비자에게 최적의 상품을 추천할 계획이다. 지난해 7월에는 한국투자파트너스와 네오플럭스로부터 35억원을 투자받기도 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