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에 與 지지율 빠졌는데..친문 "부동산 효과 나타나"

      2020.08.13 20:33   수정 : 2020.08.13 21:3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더불어민주당이 13일 미래통합당에게 지지율 추월을 허용한 주요 요인으로 부동산 정책이 꼽히는 와중에도 민주당 내 친문(친문재인) 주류에선 기존 부동산 정책 기조를 꺾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친문 진영의 지원을 받으며 민주당 당권도전에 나선 박주민 의원은 "대통령 말씀이 맞다. 부동산 정책,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적극 옹호에 나섰고, 청와대 비서관을 지냈던 당 전략기획위원장인 진성준 의원은 "부동산 감독기구 설치를 위한 적극적인 검토와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의 22번 부동산 대책 이후 집값 급등 후폭풍 여파로 정부여당에 대한 부동산 정책 부작용이 이번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지만, 당내 주류 진영에선 개의치 않겠다는 의사로 풀이된다.

■박주민 "文정부 대책 효과 내고 있다"

박주민 의원은 이날 SNS를 통해 문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 효과 발언에 대해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이 7.10 대책 발표 이후 둔화되고 있다.
상승률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정부의 부동산 종합대책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과열 현상을 빚던 주택 시장이 안정화되고 집값 상승세가 진정되는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한 것을 지원 사격한 박 의원은 "곧 (집값) 상승 국면에 조정이 올 수 있다고 보여진다"고 내다봤다.

박 의원은 "저는 며칠 전에 올 연말, 늦어도 내년 초에는 집값이 안정될 것이라 말씀드렸다"며 "이는 저의 바람을 전해드린 게 아니라, 문재인 정부의 대책들이 이제 합쳐지며 정책 효과를 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드린 말씀"이라고 자신했다.

앞서 박 의원은 당 지지율 하락에 대해 "분명 우리 당에 보내는 국민들의 경고"라며 우려하기도 했다.

그러나 박 의원은 '국민이 부여해준 개혁 과제'를 내걸며 "검찰개혁, 머뭇거려서는 안 된다.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 부동산 정책을 비롯한 민생에 집중됐지만, 권력싸움의 본질로 해석될 수 있는 공수처 등 검찰개혁만 외치는 모습에 소통의 방향이 어긋났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진성준 "부동산감독원 만들어 질서 잡아야"

진성준 의원은 '부동산시장 감독기구 출범이 두려운 분들께'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작금의 혼란한 시장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선 자정기능에만 맡겨둘 수 없다"며 부동산 감독기구 설치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피력했다.

진 의원은 "부동산시장의 규모와 주택이 국민 생활에 미치는 중요도를 생각한다면 자본시장보다 더 강력한 관리·감독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여러 기관에 산재한 시장관리기능들을 통합해 부동산감독원(가칭)과 같은 독립기구를 만들어 부동산시장의 질서를 잡아 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수의 주택을 보유한 두 살짜리 임대사업자, 19채의 주택을 소유한 열 한 살짜리 학생'을 언급하며 부동산 시장 감독 명분을 내세운 진 의원은 "주택이 자산증식의 수단이 되고 투기가 만연한 현실에선 시장에 아무리 공급을 늘려도 실거주자의 몫은 없다"고 단언했다.

일각에선 진 의원의 주장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도 나오지만, 또 다른 쪽에선 극단적 사례를 잡기위해 1가구1주택 또는 1가구2주택자 등 일반 서민들이 피해를 볼 수 있는 사례다 속출할 수 있는 우려가 나온다.

아울러 진성준 의원은 이날 강원도 철원 수해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지율 하락 요인에 대해 "정부·여당이 큰 실책을 범했다기보다 국민들의 피로감이 큰 상황에서 박원순 시장 문제와 부동산 폭등, 호우 피해까지 겹쳐 그런 게 반영된 것"이라며 "시간이 좀 지나면 호우 피해도 사라지고 부동산시장도 안정되면 그런 상황의 요인은 곧 제거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시적 요인에 그친다는 것으로, 현재의 부동산 정책 기조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도 점차 사그라들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당내 일각에선 "엄중하게 본다"는 의견이 나오는 상황에서 전략기획위원장이 다소 안일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그나마 당내 유력 대권주자로 부상하는 이낙연 의원과 이재명 경기지사는 부동산 대책에 대한 아쉬움을 밝히면서 이들과 궤를 달리하고 있어, 향후 정책 대응과정에서 친문 진영과의 마찰이 예상된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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