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마스크·거리두기 실종"...핼러윈 방역 '구멍'

      2020.11.01 14:55   수정 : 2020.11.01 14:5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방역 당국의 거듭된 당부에도 핼러윈 주말을 맞은 지난 10월 30일과 31일 서울 밤거리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코로나19 집단 감염으로 인한 대규모 확산을 우려한 방역 당국이 외출을 자제해달라고 거듭 당부했지만 핼러윈 주말이 시작된 지난 30일부터 이태원 거리와 홍대 포차거리 등은 발 디딜 틈 없는 인파로 북적였다. 핼러윈 데이 당일인 31일에는 수도권 일대 놀이공원에 인파가 몰리기도 했다.



핼러윈 인파 쏟아진 이태원..'방역게이트' 무용지물
지난 10월 30일부터 이태원역 인근 해밀톤호텔 뒷편 세계음식거리 300여m는 축제 분위기를 즐기러 나온 이들로 가득 찼다. 밤이 깊어질 수 록 인파는 발 디딜틈 없이 몰렸다.


이태원 관광특구연합회는 거리에 '방역 게이트'를 설치해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힘썼다. '방역 게이트'는 QR코드 인식 장비와 체온 측정을 거친 후 게이트를 통과하면 온 몸을 소독해주는 장치다. 방역 게이트를 통과한 시민들은 '체온 측정을 통과했다'는 인증 스티커와 용산구 마크가 찍힌 마스크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방역 게이트'는 몰려드는 인파에 밀려 무용지물이 됐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했으나 유동인구가 급격히 늘면서 지난 31일 새벽 이용자 수는 100명에 1명 꼴로 미미했다.

이태원 거리는 양일 모두 각종 핼러윈 코스튬을 갖춰 입은 행인들과 핼러윈 분위기를 즐기러 나온 시민들로 발디딜틈이 없었다. 거리는 흡연을 하던 행인들이 뱉은 침이 뒤덮여 그야말로 '비말천지'였다.

경찰을 비롯한 자치구 관계자들은 유흥시설이 몰려있는 일대를 늦은 시간 까지 지속적으로 순찰을 돌았지만, 방역조치를 이행하지 않는 행위들에 대한 시정조치에 대한 효과는 한시적이었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활보하거나 거리에 잇따라 침을 뱉는 이들은 물론 서로 어깨를 맞닿고 술잔을 기울이는 식당에 대해서도 관여치 않았다. 이태원 일대에서 만난 경찰 관계자는 "오늘 기동대를 비롯한 경찰관들이 나와 순찰을 도는 것은 안전사고 예방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클럽 문닫자 헌팅포차 '문전성시'
핼러윈 주말 동안 서울 일대 주요 클럽들 대부분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문을 닫기로 결정했다. 이에 이른바 '헌팅 포차' 등 일반음식점은 문전성시를 이뤘다.

홍대거리에서 만난 클럽 관계자 이모씨는 클럽 휴업과 관련해 "거리두기는커녕 맞은편 헌팅포차는 대기를 40팀씩 세워둔다는데 정부 시책에 따라 문 닫은 저희만 바보가 된 것 같다"며 분함을 감추지 못했다.

실제 헌팅포차들이 밀집한 홍대 거리에는 마스크를 턱까지 내리거나 아예 쓰지 않은 사람, 비말차단 마스크 대신 핼러윈 가면으로 대체한 사람들이 포차에 들어서기 위해 길게 줄지어 섰다.

식당 내부도 거리두기가 지켜지지 않는 건 마찬가지였다. 오후 10시부터 줄이 길게 늘어져 있던 한 고깃집에선 사람이 겨우 비껴 지나가야 할 만큼 테이블 간 거리가 가깝게 붙어 있었다. 환기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었지만 일부 직원을 제외하고 마스크를 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새벽 2시를 넘어서자 술에 취한 사람들이 늘면서 거리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이 늘었다. 가게 앞에 줄을 선 사람들의 숫자도 줄어들 기미가 없었다.

사람들이 몰리니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하는 불안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홍대 한 편의점의 야간 아르바이트생은 "문 앞에 '제발 마스크 쓰고 들어와 달라'고 써 붙여뒀지만 자정이나 새벽이 되면 다들 술에 취하니 마스크를 안 끼고 매장 안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이 많다"고 토로했다.

이번 합동점검은 7개 기관(서울시, 법무부, 식약처, 자치구, 서울시민생사법경찰단, 서울경찰청, 관광경찰대) 합동으로 이뤄졌다. 합동 점검에서 중점으로 검토한 핵심 방역 수칙은 △테이블 간 거리두기 미이행 △종사자 마스크 미착용 △전자 출입명부 관리 부실 등 3가지다.

방역수칙을 위반해 '원스트라이크 아웃제'가 적용돼 집합금지명령 등 행정조치를 받은 클럽 및 일반음식점 등은 총 14개소다. 이들 업소는 일반음식점 10곳을 비롯한 유흥주점, 단란주점 등은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거나 거리두기와 명단 작성이 미흡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31일 핼러윈데이 당일에는 롯데월드, 에버랜드 등 놀이공원에도 인파가 몰리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인증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를 두고 방역당국의 정책에 일관성이 없다는 비판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놀이공원은 되고 클럽이나 집회 등은 안 된다고 하는데 명확한 기준이 없으니 사람마다 다르게 보는 게 당연하다”며 “일관성이 없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 조윤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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