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랩, 安캠프 참여 임원 조카 특혜채용 의혹

[파이낸셜뉴스] 안랩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측근 인사로 분류되는 임원의 조카를 회사에 채용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안랩 노조는 특혜 채용 논란에 대해 회사 측에 사실 확인 입장을 요구했고, 안랩 측은 시각장애가 있던 임원의 조카를 계약직으로 긴급채용 했다고 밝혔다. 계약직으로 채용됐던 해당 임원 조카의 근무형태는 '3시간 재택 근무'였다.

이같은 조카 채용 논란이 사내에서 불거지면서 국민권익위에도 관련 신고가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5일 안랩 사측이 노조에 제출한 답변서에 따르면 안랩은 "당시 채용된 시각장애인(중증으로 2명으로 카운트) 000씨는 계약직으로 채용돼 월 85만원 급여로 하루 3시간 재택근무, 주로 장애인 관련 이슈 청취와 모니터링(시각장애인 전용 랩탑 사용)을 담당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채용대상이 특정임원과 친척관계에 있는 점을 감안해 해당 부서에서 자체 결정을 하지 않았다"며 "상급자의 구두승인까지 거쳐 긴급하게 채용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2019년 2월 장애인 고용비율이 현저하게 낮아서 장애인 고용 의무 불이행 기업 공표 명단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 긴급 채용이 필요했다는 것이 안랩 측 설명이다.

그러나 안랩 노조는 사측 주장처럼 2019년 1~3월간 장애인 고용이 기준 이하라 해도 연초인 만큼 추후 많은 인원 고용이 가능했다고 지적했다. 굳이 긴급 채용이 필요한 시기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해당 임원은 2017년 2월께 안철수 대표의 대선후보 캠프에 참여하면서 회계담당을 맡았던 상무 A씨다.

안철수 대표가 정계 진출을 하던 당시에도 도왔던 최측근 인사로 꼽히는 A씨는 안 대표의 지난 대선 캠프 참여를 위해 임원직에서 사임한 지 1년 만인, 2018년 3월께 안랩에 복귀했다. 해당 임원은 고가 전세지원으로 사택을 제공받은 것에 대해서도 노조로부터 문제제기를 받은 상태다.

계약직으로 채용된 친인척 B씨는 지난해 3월께 자택근무 형식의 '별정직 사무지원' 직무로 안랩에 입사했다. 그러나 B씨는 계약기간인 2년을 채우지 않은채 최근 퇴직했다.

이에 노조는 정해진 절차와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채 친인척 채용이 이뤄졌다고 비판했다.

일부 사내 직원들은 "회사에 정상채용된 헬스키퍼님들은 중증시각장애 인데도 힘들게 대중교통 이용하고 회사로 출근하신다" "장애인 이슈 청취 및 모니터링이란 업무가 안랩에 있나"라며 반발하기도 했다.

본지는 A씨에게 관련 내용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응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안랩 측은 "내부 채용근거에 의거해 적법하게 채용을 진행했다"는 입장을 전했다.

안랩 최대주주인 안철수 대표도 해당 논란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지에 대해 안랩 측은 "창업자는 2012년 이사회 의장을 사퇴한 이후,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안철수 대표 측도 "정계 입문 이후 안 대표는 안랩 경영에 일절 관여하지 않는다"며 "일반적인 주주일 뿐 회사 운영과 관련된 것은 사사건건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e-mail] 김학재 송주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