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제주도 호텔사업 손 뗀다 “제주·서귀포칼도 매물로”

      2021.01.21 08:00   수정 : 2021.01.21 08:04기사원문

[제주=좌승훈 기자] 코로나19에 따른 위기 상황에 대응하고 아시아나항공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자금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는 한진그룹이 제주지역 호텔사업에서 손을 뗀다.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은 유휴 자산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를 위해 지난해 4월 삼정KPMG와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지정해 서귀포시 토평동 소재 제주 파라다이스호텔의 토지(5만3670㎡)·건물(1만2246㎡)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 칼호텔네트워크 보유 부동산

제주칼호텔과 서귀포칼호텔도 지난해 하반기에 사업성 검토를 거쳐 매각 대상에 추가했다.

제주 파라다이스호텔과 함께 두 호텔도 한진칼의 100% 자회사인 칼호텔네트워크가 보유하고 있다.

제주시 이도1동에 있는 제주칼호텔은 제주관광산업 초창기였던 1974년 개관했다.
21층 건물로 제주시 옛 도심권에서 가장 높다. 객실 수는 282실이다. 도내 첫 특1급 호텔 명성에 맞게 제주관광산업의 품격을 한 단계 더 높이고, 국제 관광지로 발돋움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현재 제주권 선도산업인 마이스(MICE)를 중점사업으로 선정해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서귀포시 토평동에 있는 제주 파라다이스호텔은 객실 수가 56실로 규모가 크진 않지만, 인접해있는 서귀포칼호텔과 연계해 개발하면, 고급 휴양시설로 변모가 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라 파라다이스그룹으로부터 2008년 2월 인수했다. 제주 파라다이스호텔은 특히 과거 이승만 전 대통령이 겨울 별장으로 이용했을 정도로 바다 전망과 주변 풍광이 뛰어나 디벨로퍼(부동산 개발회사) 업계에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해당 부지는 공법상 도시계획시설(유원지)로 지정돼 있다. 관광진흥법에 따른 관광숙박시설 개발이 가능하다.

■ 경영난 가중 재무개선 ‘초점’

서귀포칼호텔은 1985년 완공됐다. 지하 2층·지상 9층 건물로 225개의 객실이 있다. 특히 서귀포 칠십리 해안가에 자리잡고 있어 호텔 앞 바다 전망이 수려하다. 쇠소깍에서 소금막·난대림·천지연폭포를 거쳐 보목포구에 이르는 올레6코스를 끼고 있다. 맞은 편 한라산 전망도 빼어나다.


한진그룹은 ‘그랜드하얏트 인천’까지 포함해 칼호텔네트워크 소유 4개 부동산에 대해 통·분리 매각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투자금 회수를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로, 호텔 4곳을 통으로 인수하거나 각각의 자산을 따로 매입하겠다는 제안을 모두 받기로 했다. 칼호텔네트워크의 실적과 함께, 각각의 자산 개요와 매출·이익 등이 기재된 투자설명서(IM)도 잠재적 투자자들에게 이미 전달됐다.

한진그룹은 도내 파라다이스호텔과 제주칼·서귀포칼호텔 3곳 모두 입지가 좋을 뿐 아니라, 일정 수준의 투자가 진행된다면, 흑자로 전환해 성장할 수 있는 여력이 있기에 다른 부동산보다는 매각 협의가 빠르게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막히면서 신혼여행과 휴가 수요가 국내 관광지로 몰리고 있어 호텔사업이 충분히 매력이 있다는 시각이다.

■ 대한항공 사원주택도 매각돼

하지만 관건은 가격이다. 운영자금 확보가 급한 한진그룹 입장에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가격을 원하고 있지만, 인수자로서는 당장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선뜻 인수가 어려운 이유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디스카운트도 기대하는 상황이어서 실제로 매각이 성사되기까지 협상 속도가 더 더딜 수 있다.

도내 부동산 중 앞서 한진그룹이 매물로 내놓은 대한항공 소유의 제주시 연동 소재 사원주택 2필지 9450.9㎡는 지난해 8월 부동산개발사인 ㈜엠디엠플러스에 매각됐다.
해당 매물을 286억원에 인수한 ㈜엠디엠플러스는 내년 말까지 139억원을 투입해 15층 규모에 102세대의 아파트를 조성할 계획이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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