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생에너지 비중, 화석연료 넘어섰다
2021.01.25 15:45
수정 : 2021.01.25 15:45기사원문
재생에너지가 기존 화석연료보다 발전 원가는 낮아지고 양은 많아지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최근 유럽지역의 경우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화석 에너지 발전 비중을 최초로 넘어섰다. 반면 재생에너지 발전 비용은 점차 낮아지면서 최근 신규 태양광, 풍력 설비 등은 화석 연료보다 발전 비중이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EU 사상 최초 재생E가 화석E 추월
24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연합(EU) 전력 생산에서 풍력과 태양을 포함한 재생 에너지의 비중이 38%로 석탄과 석유 등 화석 에너지(37%)의 비중을 역대 최초로 넘어섰다.
CNN은 영국 환경 싱크탱크 엠버와 독일 재생에너지 싱크탱크인 아고라 에네르기벤데가 공동으로 발간한 연례 보고서를 인용해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풍력과 태양 에너지 사용량은 2015~2020년 사이 약 2배 증가했다. 지난해 EU 전력의 약 20%가 풍력과 태양에서 나왔다. 반대로 석탄 에너지 비중은 지난해 13%에 그쳐 전년보다 20% 감소했다.
보고서 저자인 엠버의 데브 존스 선임 전기 분석가는 "풍력과 태양 에너지의 사용량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석탄 에너지의 입지가 감소했다"며 "석탄 에너지는 2030년이면 유럽에서 자취를 감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생에너지 확대로 EU의 전력 생산 관련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5~2020년 사이 29% 감소했다. EU 정상들은 지난달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1990년 대비 55% 줄이기로 약속했다.
■한국, 재생에너지 확장에 한계
우리나라도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지만 유럽과 달리 높은 인구 밀도, 좁은 국토 면적으로 재생에너지 비율이 화석 연료 비율을 넘어서는데는 훨씬 더 많은 시일이 필요할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우리나라의 전체 발전량 중 석탄은 40%, 신재생에너지는 6.5% 수준이다. 2030년이 되면 석탄은 약 30%까지 낮아지지만 그때도 신재생에너지 비율은 21% 정도에 머무를 전망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재생에너지로 넘어가는 교두보 역할로 석탄보다 오염물질 배출이 적은 액화천연가스(LGN) 비중도 높아 유럽과는 다른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재생에너지 설비가 대형화 되고, 기술이 발전하면서 재생에너지 생산비용이 줄어드는 것은 희소식이다. 국제에너지컨설팅회사인 우드 매킨지는 지난해 11월 보고서를 통해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재생에너지 비용이 2030년까지 석탄화력발전보다 23% 저렴해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특히 한국의 경우 재생에너지 '균등화발전비용(LCOE)'이 지난해 기준 석탄화력발전보다 25% 비싸지만 올해는 역전될 것이라 전망했다. 균등화발전비용은 각종 생산단가와 함께 환경비용 등 사회적 비용까지 포함한 수치다. 2030년이 되면 한국의 재생에너지 비용이 화석연료 발전 비용보다 30% 정도 싸질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 역시 2019년 기준 신규 재생에너지의 56%가 가장 저렴한 신규 화석연료의 LCOE보다 낮은 것으로 분석했다. 앞으로 새로 짓는 재생에너지 설비 절반 이상이 화석연료보다 경제성이 있다는 의미다.
데브 분석가는 "풍력과 태양은 이후 석유 에너지와 원자력 에너지를 대체할 것이며 전기차와 열펌프 등 주요 산업 에너지 수요를 충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