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중추절·국경절연휴, 통제와 소비활성화 사이 '딜레마'
2021.09.13 15:40
수정 : 2021.09.13 23:47기사원문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이 중추절(추석)과 국경절 연휴를 앞두고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긴장하고 있다. 14억 인구 대국인 중국에서 연휴기간은 적극적인 소비를 통해 경기위축 우려를 상쇄할 수 있는 수단으로 꼽히지만, 전염병 확산이 발목을 잡는 형국이 됐기 때문이다.
13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하루 동안 중국 본토발 신규 확진자는 모두 22명으로 모두 푸젠성에서 나왔다.
푸젠성은 지난 4일 싱가포르에서 입국한 주민의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된 이후 지역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지난 10일부터 사흘간 보고된 확진자는 43명, 무증상 감염자는 32명이다. 양성 환자 75명 가운데 대다수인 67명은 신발 제조업으로 유명한 푸톈시에서 확인됐다. 푸젠성 당국은 주민 핵산 검사를 강화하고 일부 구역을 고위험 지역으로 지정해 주민 이동을 통제하고 있다. 유명 관광지인 샤먼도 전날 코로나19 확진자가 1명 나온 뒤 일부 주거 구역과 병원을 봉쇄 조치했다.
베이징청년보는 “중추절과 국경절 등 다가오는 ‘두 개의 축제’ 때는 난징 전염병으로 억제됐던 여행 수요가 대량 분출될 수 있다”면서 “우리는 전염병 예방과 통제의 끈을 지속 강화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해 초부터 연휴기간 공격적인 소비활성화 대책을 추진해왔다. 소비자들이 보다 쉽게 지갑을 열 수 있도록 중앙·지방정부는 설 연휴, 청명절, 노동절 등 연휴 동안 각종 할인이나 소비쿠폰을 주민들에게 뿌렸다. 강도 높은 봉쇄를 통해 코로나19 확산도 차단했다.
이 덕분에 올해 1~5월 중국의 소비재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5.7% 증가했다. 이 중에서 보석류(68.4%), 의류·패션(39.1%), 자동차(37.8%) 등의 품목 증가율이 두드러졌다.
하지만 난징발에 이어 푸젠성 확진자가 연이어 나오면서 다시 소비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 중국은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이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인플레 우려를 가중시켰다. 제조업체의 경기 인식을 반영하는 구매관리자지수(PMI)는 18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며 경기 회복동력 약화 조짐을 보였다. 모두 전염병 재확산과 홍수 피해,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영향을 받았다.
중국 매체 차이신은 오는 15일 발표하는 중국 3대 실물경제 지표인 소비, 생산, 투자 등의 전년동기대비 전망치도 전달보다 낮춰 잡았다.
이 가운데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7월 8.5%보다 1.4%포인트 하락한 7.1%로 내다봤다. 중국 소매판매는 지난해 12월 4.6%로 떨어졌다가 올해 3월 기저효과로 34.2%까지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이후 4월 17.7%, 5월 12.4%, 6월 12.1%, 7월 8.5% 등 점차 하락 추세다.
차이신은 또 8월 산업생산은 0.6%포인트 떨어진 5.8%, 고정자산투자는 1.2%포인트 감소한 9.1%로 각각 관측했다.
주중대사관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중추절과 국경절에는 서비스 업종 분야를 진작시킬 수 있는 기회로 삼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방역을 그렇게 강화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