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폐배터리로 공사장 에너지저장장치 만든다

      2021.10.05 18:27   수정 : 2021.10.06 00:26기사원문
SK온이 전기차 폐배터리를 활용해 만든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공사현장에 설치하기 위한 규제 샌드박스를 신청하면서 배터리 재활용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6년여만에 ESS분야에 재진출하는 SK온과 폐배터리를 새 먹거리로 키우려는 SK이노베이션 간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5일 관련업계 및 당국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 SK온은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에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통한 실증특례를 신청했다.

정부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이 폐배터리를 활용해 만든 ESS를 실증하기 위한 특례를 신청했다"고 전했다. 전기차 폐배터리를 사용해 만든 ESS를 SK에코플랜트(구 SK건설)의 아파트 건설현장에 설치하는 내용이다.
전기요금이 저렴한 야간에 ESS를 충전해 둔 뒤 전기요금이 비싼 주간에 사용하는 방식이다.

배터리 수명은 10년 정도로 대략 15만~20만㎞를 주행하면 용량이 70% 아래로 떨어진다. 주행거리가 줄고 충전 속도도 떨어져 차량용으로는 수명을 다한 배터리를 ESS에 재활용하는 것이다.

폐배터리를 활용한 ESS는 아직 관련 규정이 마련되지 않았다. 규제샌드박스 제도를 통해 별도 승인을 받아야 한다. 현재 현대차, LG화학 등 일부 기업이 동일한 제도를 통해 폐배터리로 ESS나 캠핑용 배터리를 만드는 사업의 타당성을 검증하고 있다.

그간 SK이노베이션은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에 비해 ESS 사업 부문이 미미했다. 2015년 ESS 관련 사업을 축소하며 사실상 시장에서 철수했다.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최근 ESS가 신재생에너지의 수급 불안정을 보완할 핵심 기술로 떠올랐다. 상황이 급변하자 SK이노베이션도 ESS 사업에 다시 눈독을 들이고 있다. 올해 반기보고서에 ESS용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는 내용을 처음으로 담기도 했다.

이처럼 ESS 사업에 속도를 내면서 폐배터리를 활용한 ESS 사업에도 출사표를 낸 것이다. 특히 배터리 사업부가 분사한 이후 지주회사로서 SK이노베이션의 성장성에 우려를 제기한 주주들에게 새 먹거리 중 하나로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제안한 터라 이번 실증특례가 갖는 의미가 크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ESS 사업을 위해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를 신청했다"며 "올해 11월 (실증특례)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SK온 지동섭 대표는 지난 4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개발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LFP 배터리는 국내 제조사들이 생산하는 삼원계 배터리 대비 에너지 밀도가 낮지만, 안전성은 높아 소형·저가형 전기차에 탑재된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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