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신임 국방장관 "북 전술 도발, 자위권 차원서 단호히 대응"
2022.05.11 14:15
수정 : 2022.05.11 14:27기사원문
이종섭 신임 국방부 장관은 11일 오전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전방위 안보위협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튼튼한 국방태세를 확립하겠다"고 강조하고 "북한이 전술적 도발을 자행한다면 자위권 차원에서 단호하게 대응토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취임사에서 "자유·평화·번영을 뒷받침하는 '튼튼한 안보'를 구현하는데, 제 신명을 다 바치겠다"며 "국민의 기대와 대통령님의 통수지침을 마음에 새겨 '튼튼한 국방, 과학기술 강군'을 건설하는 데 열과 성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이 장관은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경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북한은 핵과 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면서 한반도는 물론 역내 안보질서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며 "우리가 처한 현재 안보상황은 매우 엄중하다"고 평가했다.
이 장관은 "강한 훈련을 통해 군의 사기를 드높이고 언제든지 싸워 이길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당부하고, "한국형 3축 체계의 능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국방혁신 4.0'을 통해 변화하는 안보환경에 최적화된 과학기술 강군을 건설하고, 한미 군사동맹의 결속을 높이고, 우방국과 상호 호혜적인 국방협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방위산업을 우리의 경제성장을 선도하는 첨단전략산업으로 육성해 나가고자 한다"며 "방위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출을 확대해 '대한민국'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더욱 높이겠다"며 '미래세대에 부합하면서도 국가를 위한 희생이 존경받고 예우받는 국방문화를 만들어가는 것도 국방 운영 중점사항'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우리 군은 정치이념이나 외부와의 이해관계에 흔들려서는 안 되며, 오직 국가안보라는 명제 아래 군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청사를 이전하며 겪었던 불편함과 번거로움을 의연하게 극복하고, 빈틈없는 대비태세를 유지하면서 각자의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는 국방가족 여러분에게 다시 한번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며 "대통령실이 국민과의 소통의 장소로 변화되는 현장에 저와 여러분이 함께 서 있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취임식 뒤 취재진과 만나 "우리에 대한 직접적인 도발에 자위권 차원에서 강력한 대응은 당연히 군이 해야 할 의무"라고 말했다.
취임식 직후 신임 이 장관은 '전군 주요직위자 화상 회의(VTC)'를 주재해 군사대비태세 현황을 보고 받은 뒤 관계관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현 상황 관련 변함없는 대비태세 유지를 당부했다.
이 장관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 고도화와 핵실험 가능성 등 한반도의 안보상황이 매우 엄중하다”고 평가하고 “이러한 안보상황에서 우리는 전방위 안보위협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지·해·공 전 영역에서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장관은 북한이 직접적 도발을 자행한다면, 자위권 차원에서 단호하고 즉각적으로 대응할 것을 각 군에 각 군에 지시했다.
아울러, “인권이 보장받는 가운데, 법과 규정을 준수해 군 기강 확립과 함께 사기가 높은 군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미래세대에 부합하면서도 국가를 위한 희생이 존경받고 예우받는 ‘국방문화’를 만들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또 “자유·평화·번영을 뒷받침하는 튼튼한 안보를 구현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며, 오늘 회의에 참석한 여러분 모두가 이러한 중차대한 과업의 주역”이라며 앞으로 ‘튼튼한 국방, 과학기술 강군’을 육성하기 위해 다함께 열과 성을 다할 것을 당부하면서 회의를 마무리했다.
이날 회의엔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주요 직위자와 육·해·공 각 군 본부 및 작전사령부급 이상 부대 지휘관들이 참석했다.
관련 전문가들이 이번 국방부와 국방부의 수뇌부에 '군이 정치적인 상황과 무관하게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 국가의 안보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가 될 것을 바란다는 의견을 전했다.
김재천 서강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는 "지난 정부하에서 국방부가 정권의 정치성향을 고려하는 발언을 하고 정권의 구미에 맞는 정책을 추진하는 경향도 보인 것이 사실"이라며 "핵과 미사일로 무장한 북한과 엄연히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정권의 평화담론 때문에 '도발을 도발이라고 하지 못하고' '적을 적이라고 하지 못하는'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선전을 하는 이유는 '정신무장'이 잘 되어 있고, 2014년 크름반도 합병 후 미국과 영국군으로부터 매우 체계적이고 실전에 사용할 수 있는 훈련을 받아서이기도 하다"고 강조하고 "국방부는 한국군이 더 거세지고 있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 정신무장을 다시 하고 실전을 대비한 훈련을 받게 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국방개혁도 각 군의 희망사항·신무기 구입 요구만 충족시킬 것이 아니라, 각 군의 합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새로운 전략개념을 선보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길주 인하대학교 국제관계연구소 안보연구센터장은 "지난 5년간 국방부는 그 명칭을 의심받는 일이 있을 정도로 군 본연의 임무를 다하지 못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며 "지나치게 평화에 집착하며 안보태세를 약화했다는 비판과 함께 국방부가 통일부인가라는 소리마저 들렸다"고 지적했다.
반 센터장은 "매섭고 단호한 훈련을 복원시켜 '일류 군사대비태세'를 갖추어야 할 것"이라며 "다소 심약해진 듯한 현재 군대의 모습을 고려하면 '군사대비태세 유지'는 선택이 아닌 '가장 먼저 고려할 최우선 영역임을 각인시키는 힘든 노력이 뒤따를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반 센터장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전역군인과 현역군인을 위해 최고의 예우를 다하는 일류 국방복지를 실현해야 할 것"이라며 "국가와 국민을 지키는 일이 존경받는 사회에서 군사대비태세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이를 통해 억제력도 제고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장병의 국가관, 안보관 고취 필요성에 대해선 "평화담론의 함정에 직면해 군 장병의 대적관이 사실상 붕괴하다시피 했다"며 "명확한 대적관을 통해 위기시 국가와 국민을 수호할 참다운 군인이 차고도 넘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새 대통령 취임과 함께 신임 국방부 장관 취임으로 국방부도 새롭게 태어날 모멘텀이 만들어졌다.
이제 국방부는 본연의 모습을 찾으려는 절차에 착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등 주요 인사나 장성이 정무적 판단부터 하려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치종속에서 탈피하는 군대문화'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번 국방개혁을 다부지게 실천해 '육·해·공 3군이 균형발전'하는 가운데 '미래의 첨단전장을 선점'하는 고도의 전력·부대구조 구축 노력과 그 성과가 '북한 비핵화와 글로벌 안보협력'에도 시너지로 이어질 것으로 믿는다. 새로운 모멘텀을 맞아 새로운 국방, 강력한 군사대비태세를 기대해본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